돼지고기 파동에 자존심 접은 중국...캐나다산 육류 수입 재개

입력 2019-11-0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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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 6월 중단한 캐나다산 돼지고기 수입을 재개할 전망이다. AFP연합뉴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이후 캐나다에 날을 세웠던 중국이 캐나다산 육류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하면서 양국 관계가 해빙 무드를 타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국민식량’인 돼지고기 공급 부족에 시달리던 중국이 대륙의 자존심을 굽혔다는 평가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6월 캐나다산 돼지고기와 쇠고기 수입을 중단한 지 5개월 만에 이를 다시 재개할 전망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 농민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캐나다산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중국 수출이 곧 재개된다”고 밝혔다. 캐나다 육류 대표단이 다음주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25일 중국이 캐나다산 육류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지 5개월 만이다. 당시 중국 당국은 조사 결과, 돼지고기 수출 서류에서 위조가 확인됐다는 이유로 수입 금지를 선언했다. 중국은 수입 과정상의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캐나다 사법당국이 미국의 송환 요청을 받고 멍완저우 화웨이 CFO를 밴쿠버에서 긴급 체포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중국은 그 며칠 후 캐나다인 두 명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했고, 또 다른 두 명에게는 사형을 선고했다. 38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농산물 수입도 중단했다.

이후 중국의 캐나다산 육류 수입은 급격히 감소했다. 5월 이후 캐나다의 대중국 육류 수출액은 월 40만 달러로 1억2500만 달러에서 크게 줄었다.

지난해 중국이 캐나다에서 수입한 돼지고기 규모만 약 5억1400만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캐나다에 세 번째로 큰 돼지고기 수출시장이었다.

▲ 출처 : FT 단위 : 100만 캐나다달러
큰 비중을 차지하던 캐나다산 돼지고기 수입이 급감한 데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ASF로 돼지고기 공급에 비상이 걸리기 시작했다. FT는 ASF 여파로 중국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절반 가량이 도축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며 대응에 나섰지만 자국 내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두 배 이상 뛰었음에도 여전히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돼지고기 수입이 절실한 중국으로서는 등을 돌렸던 캐나다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지속되던 양국의 갈등 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 9월이다. 트뤼도 총리가 세계 최대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 회장을 지낸 도미닉 바튼을 새 주중 대사로 임명하면서다. 주중 캐나다 대사는 전임 존 매캘럼 전 대사가 지난 1월 중국 매체와의 회견에서 “멍완저우 체포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발언했다가 물의를 빚으면서 해임된 이후 7개월 간 공석이었다.

지난주에는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이 충페이우 신임 주캐나다 중국 대사의 임명을 받아들이면서 양국 관계 회복 분위기가 급물살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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