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A-푸조, 합병 합의...지금부터가 고비다

입력 2019-11-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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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산업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FAC)와 푸조를 산하에 둔 PSA그룹이 30일(현지시간) 합병 계획을 발표, 500억 달러(약 58조 원) 규모의 대형 자동차 회사가 탄생하게 됐다. 그러나 그동안 자동차 업체 간 합병은 실패로 끝난 경우가 다반사였던 만큼 앞으로 과제를 잘 넘겨야 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 보도했다.

▲ 출처:LMC오토모티브
WSJ는 많은 기업들이 합병으로 활로를 모색하지만 실패로 끝난 경우가 많았다며 독일 다임러의 크라이슬러 인수를 그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반면, 2017년 푸조의 제너럴모터스(GM) 유럽 사업부 인수와 2009년 이탈리아 피아트의 크라이슬러 인수는 예외로 들었다.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는 수 년에 걸쳐 합병을 완료, FCA로 재탄생했다.

그로부터 10년, FCA는 PSA와 또 짝짓기에 나섰다. 양사 주주가 새 회사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새 회사 회장에는 FCA 지배주식을 보유한 아그넬리 가문의 후계자이자 FCA 회장인 존 엘칸이, 최고경영자(CEO)는 푸조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가 취임한다.

그러나 WSJ는 이번 합병을 성공시키려면 FCA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래된 모델 라인업과 소극적인 신기술 투자, 과도한 북미 의존도 등이다. FCA가 31일 발표한 3분기(7~9월) 결산을 보면, 북미에선 호조였지만, 다른 지역에선 거의 적자였다. 중국에선 FCA나 푸조나 모두 고전하고 있다.

특히 새 회사의 CEO에 오르는 타바레스는 연간 37억 유로(약 5조 원)의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양사는 회사의 역량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하청업자와의 조달계약 개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타바레스가 마주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FCA 유럽의 과잉 생산 능력이다.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FCA의 지난해 공장가동률은 미국에서 88%였던 반면, 이탈리아는 57%였다. 지난해 사망한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전 CEO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강한 정치적 저항에 직면해 공장 폐쇄는 비교적 소수에 그쳤고, 대신 다른 이탈리아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주로 공적 자금을 이용한 해고에 의지해야 했다.

FCA와 푸조 양사를 합친 지난해 자동차 생산 대수는 870만 대로 세계 3위 규모다. 양사는 비용 절감 수단은 공장 폐쇄가 아니라고 말한다. 삭감분의 약 80%는 4년 후에 실현돼 임시 비용은 28억 유로에 달할 전망이다.

양사는 유럽에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것은 비용 절감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가동률 문제의 부담이 한층 강해질 수도 있다. 양사를 합한 유럽 시장 점유율은 약 23%로 독일 폭스바겐을 약간 밑돈다.

밀라노 증시에 상장한 FCA의 주가는 31일 8.2% 상승했지만, 푸조의 주가는 13% 하락했다. FCA 주주가 푸조 주주보다 좋은 조건이라고 간주된 것으로 보인다.

CMC마켓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푸조 경영진의 지난 5년 간의 실적을 감안하면, 이런 반응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반면 FCA 경영진의 감독 하에서 낡은 제품 라인에는 혁신을 거의 볼 수 없다”고 말했다.

▲FCA와 PSA 주가 추이 출처: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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