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英 의회 명물’ 존 버커우 하원의장 퇴임

입력 2019-11-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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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 AP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국 의회에서 중심을 잡아온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31일(현지시간)자로 퇴임했다. 그는 의장으로 재직한 10년 간 의회에서 고성이 오갈 때마다 “정~숙~!”이라고 고함을 치며 장내를 정리하는 모습이 TV에 중계되면서 국제적으로 잘 알려졌다. 최근에는 의회의 관례를 바탕으로 브렉시트를 강행하려는 정부를 견제하는 등 브렉시트 향배 자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집권 보수당 출신으로 2009년 의장에 취임한 버커우는 12월 12일로 예정된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의원직도 내놨다.

그는 2017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잔류’ 쪽에 표를 던졌다. 이에 보수당으로부터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자 자신은 “의회 권리의 맹렬한 수호자”라고 항변해왔다.

원래 그는 작년 여름 사퇴할 예정이었지만 브렉시트 일정을 마무리지을 때까지 의장 자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이에 그의 퇴임일은 당초 영국이 약속한 EU 탈퇴일인 10월 31일이었으나, 브렉시트 계획이 영국 의회의 벽에 가로막혀 3개월 연기되면서 버커우만 퇴임하게 됐다.

그는 지난 9월 5주 간의 의회 폐회 전날 “하원의장으로서 재직한 10년 간은 최대의 영광과 특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 의장은 11월 4일 하원에서 투표로 결정한다. 하원의장은 하원 의원 전원에 의한 비밀투표로 선정된다. 양대 정당이 교대로 의장을 배출하는 게 오랜 불문율이었지만, 2000년 노동당 출신 의장의 후임으로 다시 노동당 소속 의원이 선출되면서 이런 관례가 깨졌다.

버커우의 사임 발표 후 노동당 출신인 린지 호일 부의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는 등 보수당과 노동당에서 여러 의원이 출마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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