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브렉시트 내년 1월 말까지 연기했지만…영국 정치권, 혼미는 계속

입력 2019-10-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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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탄력적 연기’ 수용에 영국 조기 이탈도 가능…영국 하원, 존슨 총리 조기총선 제안 부결

▲보리스 존슨(가운데) 영국 총리가 28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관련해 EU가 그 기한을 내년 1월 말까지 3개월 더 연장하는 데 합의했지만 영국 정치권의 혼미한 상황이 계속돼 불확실성을 더해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은 이날 대사급 회의에서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더 연기하는 것에 동의했다.

아울러 EU는 ‘탄력적 연기’를 수용해 기한 이전에라도 영국과 EU 모두 합의안을 비준할 경우 최종 기한보다 이전에 영국이 탈퇴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전문가들은 영국 의회의 합의안 승인시 기한 전 브렉시트가 12월 1일이나 내년 1월 1일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렉시트 연기는 이번이 벌써 세 차례다.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해 당초 3월 29일 탈퇴하기로 돼 있었지만 분열된 의회가 EU와의 합의안을 비준하지 못해 계속 이행이 미뤄졌다.

EU는 영국이 EU 집행위원 후보를 지명하는 등 아직 EU에 있는 동안은 자신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EU가 맺은 합의안 재협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존슨 총리는 이날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브렉시트 연기를 수락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한편 영국 하원은 이날 존슨 총리가 내놓은 12월 12일 조기총선 동의안을 찬성 299표, 반대 70표로 부결했다.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 방안이 통과되려면 하원(총 650석) 3분의 2 이상, 즉 434명 의원의 찬성이 필요하다. 최대 야당인 노동당이 이번 표결에서 기권하면서 통과가 무산됐다.

존슨 총리의 총선 제안이 부결된 것은 9월 4일과 10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존슨 총리는 이달 말 브렉시트 실현과 다음 총선에서의 과반수 의석 확보 등을 목표로 해왔지만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존슨 총리는 의회에서 패배한 직후 새로운 제안으로 즉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월 12일 총선을 개최한다”는 한 줄짜리 문장으로 구성된 ‘단축 법안(Short Bill)’을 29일 하원에 다시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 ‘고정임기 의회법’에 따른 조기총선 동의안과 달리 단축 법안은 과반수 지지만 얻으면 통과할 수 있다. 자유민주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등 일부 야당은 EU가 브렉시트 연기를 승인하면 총선을 12월 9일 치르자고 주장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총선 개최일에서 이견이 있지만 그 차이가 별로 없어서 이들 야당이 조기총선에 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WSJ는 3일 간격이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민주당이 12월 9일 투표를 주장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겨울방학 전 투표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그 때에 맞출 수 있게 총선 개최에 필요한 관련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에서 총선이 열리려면 평일 기준으로 총선일로부터 25일 이전에 의회가 해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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