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독 공산당 계승 ‘좌파당’, 사상 첫 1당…난민 수용 반대 극우 정당이 2당으로 부상
독일 동부 튀링겐에서 27일(현지시간) 실시된 주의회 선거에서 구동독 공산당을 계승한 ‘좌파당’이 사상 처음으로 제1당에 올라서고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제2당으로 약진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제1당 자리를 유지해왔던 메르켈 총리의 CDU는 제3당으로 전락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좌파당은 2014년 선거 당시보다 3%포인트 높은 약 31%의 득표율로, CDU로부터 제1당 자리를 빼앗았다. 튀링겐에서 좌파당은 2014년 선거 이후 사회민주당(SPD), 녹색당 등과 연립정권을 구성해왔지만 제1당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좌파당의 보도 라멜로우(Bodo Ramelow) 대표가 주 총리로서 안정적으로 운영해 높은 인기를 끌었던 것이 이번 선거 승리로 이어졌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좌파당이 구동독 이익을 대표해 안심하고 정권을 맡길 수 있다는 견해가 유권자들에게 퍼졌다.
극우인 AfD도 지난 선거보다 2배 이상인 약 23%를 득표해 제2당으로 올라섰다. AfD는 치안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메르켈 정부의 이민·난민 정책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의 지지를 폭넓게 확보했다.
좌우 양 날개의 가장 극단에 있는 두 정당이 중도 성향 유권자로까지 지지층을 넓힌 가운데 오랫동안 독일 정치 양대 산맥이었던 CDU와 SPD가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CDU는 5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약 22%, SPD는 4%포인트 떨어진 약 8%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두 정당 모두 득표율이 통독 이후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은 각각 5%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 패배는 메르켈 정권의 미래에 더욱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메르켈 대신 CDU 대표에 오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는 지방선거에서 잇따른 패배로 그의 자질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독일 연정의 한 축인 SPD 내부에서도 당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며 이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