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대기업에 잇따라 유화 제스처...현대차에 현지 합작법인 지분 100% 보유 제안

입력 2019-10-22 13:47수정 2019-10-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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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엑소더스 막아라”…빗장 푸는 중국 -앞서 리커창 총리,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도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자동차쇼에서 현대자동차 로고가 그러져 있는 모습.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현대자동차에 현지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도록 제안하는 등 중국 정부의 한국 기업에 대한 유화적인 제스처가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현대차에 현지 법인인 ‘쓰촨현대자동차’의 지분을 100% 매입하라고 제안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제안이다. 중국에서는 해외 기업이 현지에 진출하려면 중국 회사와 합작 형태를 취해야 하며, 외국 기업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할 수 없게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쓰촨현대차는 지난 2012년 현대자동차가 쓰촨남준기차집단과 지분을 50대 50으로 나눠 설립한 합작 회사다. 이 법인은 버스 등 대형 차량을 만들고 있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약 70만 대 수준이다.

현대차 대변인은 중국 정부의 제안에 대해 “합작 법인은 지분 인수 등을 비롯해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으며, 최종 결정은 향후 시장 상황에 달려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까지 쓰촨현대차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한국 기업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기업들의 ‘탈(脫)중국’ 현상을 막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한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은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인해 사업 여건이 악화하면서 ‘차이나 엑소더스(China Exodus·중국 대탈출)’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도 반도체 공장만 남겨두고 중국 현지에 있는 모든 휴대폰 공장을 폐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 달래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에 제안한 100% 지분 소유도 이 일환인 셈이다.

지난 14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산시성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 “삼성을 포함한 각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계속해서 중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미국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에게도 자국에 투자한 해외 자동차 기업 중 최초로 현지 법인이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허락한 데 이어, 테슬라가 생산하는 자동차에 대해 10%의 취득세를 면제해주는 등 각종 혜택을 부여했다.

올해 초에는 외국인투자법인 ‘외상투자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이 법은 △외국인 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강요 금지 △외국인 기업의 내국민 대우 △외국인 독자 투자 기업 허용 분야 확대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기관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벤자민 카벤더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현대차에 지분 매입을 제안한 것은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성숙함에 따라 외국인 투자를 더 유치하려는 신호일 수 있다”며 “테슬라 중국 공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허가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부문에서는 추가로 개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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