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리포트] 상장사 12.9% 3년째 돈 벌어 이자도 못 내

입력 2019-10-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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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의 12.9%가 한계기업(좀비기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경우는 6.8%에 그쳤다.

20일 이투데이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3년간 상장사의 이자보상배율을 분석한 결과, 전체 2152곳의 상장사 중 278곳이 한계기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경우를 뜻한다. 거둬들인 수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열악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시장별로는 코스닥에서 205곳(15%), 유가증권시장에서 73곳(9.3%)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의료ㆍ제약바이오와 부품 업종에서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계기업이 가장 많은 종목은 의료주(21곳)로, 바이오(18곳)와 제약(10곳)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24%에 달한다. 부품주 역시 휴대폰(12곳)와 반도체(11곳), 디스플레이(10곳) 등 16%를 차지했다.

(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경우 당장의 실적보다 연구개발(R&D)에 치중된 업계 특성 상, 부품 업종은 침체된 업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증권 시장에선 코스닥에 비해 비교적 한계기업의 수가 적은 편이다. 한계기업이 가장 많이 몰린 업종은 섬유ㆍ의복(8곳)으로, 금속ㆍ광물(7곳)과 조선(4곳), 미디어(4곳)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 들어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곳은 19곳으로, 전체 한계기업의 6.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이자보상배율이 1점대를 기록, 수익 대부분을 이자비용 갚는 데 쓰는 기업이 다섯 군데나 포함돼 있어 사실상 5% 남짓되는 수준이다.

시장에선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향후 한계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재복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저금리 상황에서 채무기업의 구조조정 노력이 약해지고 금융회사도 대체 투자처 발굴보다는 손쉽게 대출을 연장해 주는 경향이 늘어났다”며 “특히 한계기업이 연명할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진 가운데 경기 하락으로 기업들의 실적둔화가 겹칠 경우 증가 가능성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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