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알바생에게 800만 원 빌리고 "X레기" 폭언…강원랜드 '갑질' 사례 '심각'

입력 2019-10-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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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 위치한 강원랜드 전경.(강원랜드)

강원랜드 직원이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약 800만 원을 빌리고, 여자친구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을 쓰는 등 '갑질'한 사례가 내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강원랜드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실로 제출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A과장은 2015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르바이트생 B씨와 C씨에게 4회에 걸쳐 총 790만 원 가량의 금전거래를 요구했다.

A과장은 B씨에게서 2015년 100만 원, 2016년 60만 원, 2017년 600만 원을, C씨에게서는 2019년 30 만원을 빌렸다. 알바생으로부터 빌린 돈을 A과장은 모두 상환했지만, 이같은 내용이 익명제보를 통해 확인됐다고 보고서는 서술했다.

보고서에서 B씨는 "(2017년 당시) 600만 원이라는 큰 돈을 빌려주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아 동업 중인 지인에게 돈을 빌려줘 여유가 없다고 거절했는데 A과장이 직접 지인에게 전화해 돈을 갚을 것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B씨는 "지인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없다고 한 거짓이 들통날까봐 여유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A과장에게 돈을 빌려줬다"고도 진술했다.

A과장은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X쟁이", "X레기" 등 저속한 표현을 쓰고, 휴일에는 사적 업무를 같이 보러 가자는 등 사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알바생은 "수치스러웠지만 주변 직원들이 다 웃고 넘어가는 분위기라 그 표현을 쓰지 말아달라고 말하기 어려웠고, 혼자 뭘 해봐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껴 더 말하기 어려웠다"고 했다고 보고서는 서술했다.

회사 측은 '직장내 괴롭힘 금지' 윤리 규정 위반으로 A과장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직원들 대상으로 내ㆍ외부 강사를 초청해 지속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의 익명성을 보장한 익명제보시스템은 내부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인호 의원은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간한 ‘직장내 괴롭힘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부문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률은 65.6%로 민간분야(68.6%)와 큰 차이가 없었다"며 "강원랜드 등 공공부문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따른 근절 노력이 시급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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