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QD 디스플레이’에 올인하는 삼성… 배경은?

입력 2019-10-10 14:42수정 2019-10-1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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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경쟁력 저하…대형 디스플레이 퀀텀점프 필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 소재를 활용한 ‘QD(퀀텀닷, 양자점 물질) 디스플레이’로 시장 판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삼성이 세계 최초로 QD 디스플레이에 투자해 기술개발 및 양산에 성공하게 된다면, 디스플레이 업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된다.

현재 LCD(액정표시장치)를 제외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G가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을 이끌고 있고, 삼성은 중소형 OLED 시장을 독주하고 있다.

1995년 브라운관 시장의 1위를 달리고 있던 한국은 LCD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우리나라는 일본 기업과 달리 2.5세대를 건너뛰고 12.1인치 패널 생산이 가능한 3세대에 바로 투자를 시작, 1999년 삼성과 LG가 LCD 시장 1, 2위에 올랐다.

그러나 LCD 시장은 중국의 물량확대로 공급과잉이 일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1990년대 후반부터 OLED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한국은 2007년 세계 최초로 OLED 양산에 성공했고 2012년에는 대형 OLED 양산을 시작하며 시장 개화 및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세계 OLED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96%에 이른다.

그동안 업계의 관심은 삼성이 언제 대형 OLED 사업에 뛰어들 것인가였다. 일찌감치 LG는 대형 OLED로 전환해 TV 등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삼성은 ‘시장성’을 이유로 대형 OLED 사업 진입을 미뤄왔다.

OLED 시장은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본격적인 추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HKC는 최근 후난성 창사시에 8.6세대 대형 OLED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BOE는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를 추월하고,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에 주력하고 있다. 비전옥스는 지난달 말 광저우에 6세대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모듈 생산라인 건설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지난달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LCD에 이어 OLED에서도 중국이 속도를 빠르게 올려 추격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세계 최초 ‘QD 디스플레이’ 투자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8월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사업장을 찾아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지금 LCD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 기술만이 살길이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삼성은 오래전부터 Q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지목하고 연구개발(R&D)을 진행해 왔다. 2010년 QD 제조사인 나노시스에 지분투자를 하며 기술협력 관계를 맺었다.

또 QD비전 자산 인수도 단행했다. QD비전은 카드뮴계 퀀텀닷 분야에서 우수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중국 TCL에 퀀텀닷 필름을 공급했고 소니와 협력해 퀀텀닷 TV를 개발했다.

퀀텀닷은 빛을 정교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나노미터(10억 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전력 사용량 증대 없이도 화질을 개선할 수 있다. OLED의 단점인 화면에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 현상과 짧은 수명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삼성은 2025년까지 ‘QD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R&D에 총 13조1000억 원을 투자해 아산1캠퍼스에 세계 최초 ‘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신규 라인은 우선 초기 3만 장(8.5세대) 규모로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65인치 이상 초대형 ‘QD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8세대 LCD 라인을 단계별로 ‘QD’ 라인으로 전환하며,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QD’ 신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기존 LCD 분야 인력을 ‘QD’ 분야로 전환 배치하는 한편, QD 재료연구와 공정개발 전문 인력도 신규로 채용할 방침이다.

▲지난달 독이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9에 전시된 삼성 QLED TV(사진제공=삼성전자)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투자 행사에서 “디스플레이는 우리 모두의 손안에서 그리고 가정과 사무실, 산업, 의료현장, 교육 현장에서 손끝과 시선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사람과 세상, 시간과 공간을 이어주고 상상을 실현·융합시켜주는 꿈의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핵심 대형 디스플레이에만 13조 원 이상의 투자를 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항상 강조하는 ‘함께 나누고 같이 성장하자’는 말씀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점을 잊지 않겠다”며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그리고 디스플레이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자연색에 가까운 빛을 내는 반도체 입자인 ‘QD’는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 성장 비전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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