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위기에 자신감 얻은 중국…“이번 무역협상서 트럼프 요구 사안 배제”

입력 2019-10-07 13:50수정 2019-10-0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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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허 “중국 산업정책·정부 보조금 개혁 논의하지 않을 것”…트럼프, 내년 대선서 승리하려면 실질적 결과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4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류허(왼쪽) 중국 부총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위기에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오는 10일(현지시간) 시작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울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광범위하게 타결하는 ‘빅딜(big deal)’을 원하지만, 중국은 이번 무역협상에서 트럼프가 요구한 핵심 사안을 배제하는 이른 바 ‘스몰딜(small deal)’ 방침을 굳혔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고위관리들은 최근 몇 주 동안 베이징을 방문한 미국 인사들과의 회동에서 이번 협상에서 논의하려는 주제 범위가 상당히 좁아질 것임을 시사했다. 또 10~11일 열리는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하는 류허 중국 부총리는 동행할 고위관리들에게 “이번 협상에서 중국 산업정책이나 정부 보조금 개혁에 대한 약속을 포함하지 않을 것임을 미국 측에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무역협상에서 트럼프 정부의 핵심 요구 사안들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가 최근 탄핵 위기에 빠진 가운데 기업들이 무역전쟁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다고 아우성을 치면서 중국 강경파들이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트럼프 정부와 가까운 소식통들은 “탄핵 조사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는 오산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도 지난주 “우리가 하는 일은 매우 힘든 협상”이라며 “그러나 우리에게 100% 유리한 협상이 아니면 타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지도자들은 트럼프 탄핵에 따른 워싱턴 정가의 혼란을 이용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 우크라이나는 물론 중국 측에도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아들인 헌터의 비리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만큼 미국 정부 입장에서 중국에 강경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주드 블란쳇 중국 전문가는 “중국 지도부는 탄핵 논의에 대해 트럼프 입지를 약화시키거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그들은 트럼프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를 필요로 하는 만큼 결국 실질적인 결과를 내고자 타협할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무역협상에 있어서 3단계 절차에 초점을 맞춰왔다. 처음에는 중국이 미국의 농산품과 에너지 상품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두 번째 단계로는 중국이 올해 초 합의했던 것처럼 지식재산권 보호 공약을 이행하며, 마지막으로는 관세를 부분적으로 철회하는 것이다.

연내 이런 사안에 합의하고 내년에 더욱 광범위하게 협상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의도였지만 중국이 산업정책이나 보조금에 대해 어떤 논의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한다면 그 계획은 무너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여전히 미중 모두 스몰딜을 통해 무역분쟁이 고조되는 것을 피해야 할 이유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입을 강력히 원하지만 중국도 돼지고기 등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또 미국은 내년 경기침체가 오는 것을 피하려면 추가 관세를 보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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