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업계, 미국발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불똥 튈라 ‘전전긍긍’

입력 2019-09-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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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판매가 전면 금지된 가운데 국내 담배업계도 불똥이 튈 세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법상 ‘신종담배’로 분류되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 법망이 허술하다는 지적도 커지면서 총체적인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한 중증 폐질환 환자, 사망자가 발생한 점 등에 따른 조치다. 최근까지 미국 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 중증 폐질환 발생은 530건, 사망은 8건이다. 이와 관련,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액상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인체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 보고 사례가 없다. 관계부처, 전문가로 구성된 ‘상황 대응반’이 국내 중증 폐질환자 모니터링 결과와 외국의 추가 조치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필요한 경우 판매금지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지난 5월 출시된 이후 KT&G의 ‘릴 베이퍼’, JTI코리아의 ‘플룸테크’가 판매되고 있다. 올해 5~6월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량은 600만 포드(1포드는 1갑)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담배업계도 긴장 상태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있다. 액상 전자담배 제조업체 쥴랩스코리아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쥴랩스는 제품의 품질과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제품에는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대마초에서 추출된 어떠한 화학성분이나 비타민E 화합물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내 피해 사례 원인으로는 THC, 비타민E 화합물이 추정된다. 이들 물질은 국내에서 생산, 판매가 불가하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발생한 문제는 한국과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쥴 랩스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의 상황은 별개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일단 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등 신종담배는 현행법상 담배에 포함되지 않아 규제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올 2월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담배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서는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를 담배사업법에 포함토록 하는 등의 내용이 들어갔다. 신종 담배는 관리부처인 기획재정부에 신고의무가 없으며, 니코틴 2% 미만의 경우 화학물질 관리 부처인 환경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도 판매가 가능한 상태다. 액상형 전자담배 등은 수입 후 추적 조사도 없기 때문에 실제 판매되는 액상형 제품에 무슨 성분이 들어가는지는 제조사밖에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또, 일반담배(궐련), 궐련형 전자담배, 폐쇄형 액상 전자담배(CSV) 판매량은 공개되고 있는 반면 충전형 액상 전자담배 판매량은 집계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소규모 수입업체들이 수입하는 물량이 대부분이어서 판매, 유통 추적이 어렵다. 과거 기재부는 반출량 기준으로 통계를 냈지만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중단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율 조정을 검토하는 것도 업계로서는 부담 요인이다. 정부는 액상형과 전자담배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담배소비세와 개별소비세율 등 세율 수준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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