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독일, 영국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며 처음으로 한 목소리를 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유엔(UN) 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3개국 정상은 “다른 어떤 설명도 가능성이 없다”면서 사우디 공격의 책임에 이란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공식적으로 이란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 22일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언급했다.
3개국 정상은 지난 2015년 국제사회와 이란이 체결한 핵합의(JCPOA)를 지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함한 지역 안보 문제를 다루는 장기적인 협상 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사우디 공격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편을 들고 나선 유럽 정상들을 향해 이란은 “미국의 주장을 흉내내고 있다”며 비꼬았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현재의 핵 합의를 준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합의는 없다”며 “현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미국의 터무니없는 주장과 요구를 앵무새처럼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길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핵합의에 서명했던 유럽국가들이 약속대로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 재개하라고 촉구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유엔본부에서 만나 두 시간에 걸쳐 회담하며 “현 상황에서 긴장완화로 가는 길은 좁지만 이란이 그 길로 가야할 때”라고 설득했다.
한편, 24일 오전 유엔 총회에서 연설이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로하니 대통령과 만날지 주목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