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성 인하’ 강조로 오히려 불확실성 고조시켜…“파월, 어떤 방향도 확인해주기를 꺼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6.28포인트(0.13%) 상승한 2만7147.08에,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3포인트(0.03%) 오른 3006.73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8.62포인트(0.11%) 내린 8177.39에 장을 마감했다.
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도 불구하고 불분명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향후 리스크에 대한 보험 성격의 행동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이번 인하는 미국 경기전망을 지원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위험에 맞서 보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7월 말 FOMC 후 기자회견 발언과 같은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그러면서 파월은 “향후 미국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등 악재가 커지지 않는 한 추가 인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가 하강하면 더욱 폭넓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당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할 시기가 올 수도, 경제가 악화해 더욱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며 “아직 모른다”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연준이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나서 뉴욕증시는 하락폭이 커졌다. 시장의 예상과 다를 바 없는 기준금리 인하폭과 더불어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악사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페이지 거시경제 리서치 대표는 “시장은 어느 정도 연준에서 더 많은 것이 나오기를 기대했다”며 “특히 연준이 단기자금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것을 보고 나서 더욱 그랬다. 그러나 연준이 보여준 것은 금리 0.25%포인트 인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대차대조표 확대 등 새로운 양적완화 가능성을 언급하자 증시가 낙폭을 줄인 끝에 겨우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불확실성에 대한 보험 성격의 인하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미국 경제지표와 무역정책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겠다는 것인데 연준의 움직임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시장에 더 큰 리스크라는 점이다.
파월은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연 4회였던 FOMC 기자회견을 ‘매번 회의가 열릴 때마다’로 늘렸지만 오히려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이 금리 인하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약속을 확인하고자 했지만 파월 의장은 그 어떤 방향도 확인해주기를 꺼려했다며 무역 관련 위험은 연준이 통제할 수도 없고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꼬집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번 FOMC에서 연준 내부 의견이 극도로 분열됐다는 것이 노출됐다는 점이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남은 기간 금리 방향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 것은 물론 내년 전망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와 인상이 팽팽하게 맞서 시장이 앞날을 예측하기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연준 위원 17명 중 7명이 연내 1회 추가 인하를 주장한 반면, 일부가 이번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는 점을 들며 “앞으로는 매 FOMC 회의에서 논의가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