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1년 만에 시장 개입...새로운 난제 생겨

입력 2019-09-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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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양적긴축에 금융시장 자금경색 유발…이틀 연속 레포 거래로 시중에 유동성 투입

▲미국 오버나이트 레포 금리 추이. 17일(현지시간) 7%.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유도’라는 새로운 난제에 직면하게 됐다.

연준의 공개시장 조작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연일 비상수단을 활용해 금리 통제에 나섰다고 1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뉴욕 연은은 전날 오전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통해 초단기자금시장인 머니마켓에 약 530억 달러(약 63조 원) 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뉴욕 연은은 이날도 레포 오퍼레이션을 통해 750억 달러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연준이 이렇게 머니마켓에 개입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계기는 단기금리의 이변이다. 오버나이트(익일물) 레포 금리는 전날 일시적으로 10%까지 폭등했다. 과거와의 비교 데이터는 없지만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비정상적인 거래에 뉴욕 연은이 긴급하게 대응에 나섰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미국 실효연방기금금리(EFFR) 추이. 16일(현지시간) 2.25%. ※회색은 연준의 목표범위 (2.00~2.25%).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레포 금리는 물론 또 다른 경고등도 켜졌다. 실효 연방기금(FF) 금리가 지난 13일의 2.14%에서 16일 2.25%로 높아져 연준 목표범위인 2.00~2.25% 상단에 도달했다. 이번 주 들어 3%를 웃도는 거래도 빈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업과 개인이 세금 납부를 위해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등 일시적으로 자금수요가 급증하고 미국 재무부의 지난주 780억 달러어치 국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은행 내 단기자금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구조적으로는 연방정부 재정적자 확대와 연준의 급격한 양적긴축으로 미국 은행 여유 자금이 줄어들면서 단기금리가 급등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 것이 꼽히고 있다. 시중은행이 연준에 예치하는 ‘초과지급준비금’으로 불리는 잉여자금은 2017년 말의 약 2조1000억 달러에서 올해 8월 1조4000억 달러 미만으로 줄었다. 그 영향으로 완충망이 약해지면서 작은 계기로도 금리가 뛰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단기금리 시장은 금융기관끼리 자금을 융통할 때 필요로 한다. 아울러 중앙은행이 금융정책 효과를 발휘하는 중요한 경로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의 원활한 유도를 위해 향후 다시 양적완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자금 공급을 늘리고 대출과 투자를 확대하고자 조만간 ‘가벼운 양적완화(QE lite)’에 착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준이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사태가 잦아지면 시장을 왜곡시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채권시장도 불안해진다. 이는 중앙은행으로서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닛케이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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