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여파로 아람코 상장 연기 검토

입력 2019-09-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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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자국·해외 증시 순차적 상장 ‘2단계 IPO’ 준비해와…산유량 완전 복구에 초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ANB은행에서 16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증시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리야드/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 여파로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의 증시 상장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정제시설인 아브카이크 단지와 사우디 2위 규모 쿠라이스 유전이 지난 주말 공격을 받아 사우디 산유량의 절반이 날아간 상황이 되자 정부가 기업공개(IPO) 연기를 논의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람코는 당초 이르면 11월 자국 증시에 상장하고 내년 해외에서 상장하는 2단계 IPO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최근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아람코 IPO에 예기치못한 복병이 등장하게 됐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아람코는 계획대로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한 프레젠테이션, 은행 관계자와의 회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우디 에너지부 관리들과 아람코 임원들은 회사가 산유량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복구하기 전까지 IPO를 미루는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 사우디 관리들은 IPO를 다시 추진하기 전에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피해 정도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들어올수록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지고 있다”며 “완전 복구에 이르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생산 이슈를 먼저 해결하지 못하면 IPO로 나아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 기업가치를 2조 달러(약 2378조 원)로 보고 있으며 전체 지분의 5%를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은 가치를 그보다는 낮은 약 1조5000억 달러로 잡고 있지만 아람코가 세계 최대 IPO를 실시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사우디는 지난해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로 파문이 일면서 아람코 IPO 계획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사우디 실세인 무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됐던 영향이다.

이에 아람코 경영진이 최근 IPO 주간사를 선정하는 등 올해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이를 완전히 뒤엎을 수 있는 새로운 위기가 출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람코가 계속해서 공격 목표가 되면 기업가치가 추가로 최대 3000억 달러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한편 이번 공격은 최근 리더십 교체로 아람코가 민감한 시기에 놓인 가운데 일어났다고 WSJ는 지적했다. 최근까지 아람코 회장과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을 역임한 칼리드 알 팔리는 이달 초 전격적으로 물러났다. 산업에너지광물부는 에너지부와 산업광물부로 분리됐으며 신임 에너지부 장관으로는 무하마드 왕세자의 이복형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이, 아람코 회장으로는 야세르 알 루마이얀 사우디 국부펀드(PIF) 총재가 각각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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