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보톡스 전쟁...대웅제약 “美ITC도 포자 확인” VS 메디톡스 “대웅의 말장난”

입력 2019-09-05 15:22수정 2019-09-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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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나보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균주 출처를 둘러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공방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각자 유리한 입장을 앞다퉈 쏟아내는 가운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대웅제약은 미국 ITC 소송의 감정시험에서도 자사 균주가 명확하게 포자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국내 민사소송의 포자 감정시험에서 포자가 나타났다고 발표한 지 6일 만이다.

앞서 메디톡스는 자사의 균주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홀 A 하이퍼(Hall A Hyper) 균주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균주의 고유한 특성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것이다. 즉, 대웅제약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된 Hall A Hyper라면 포자를 형성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국내 민사소송에 이어 미국에서 진행 중인 ITC 소송 감정시험에서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함을 재확인하면서 자사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아 자연에서 발견할 수 없다고 명시한 메디톡스의 균주와 다른 균주임이 명백히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2019년 1월 30일자 변론준비기일 조서의 메디톡스 균주가 어떤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음에 대한 내용 발췌(자료제공=대웅제약)

그러나 이날 대웅제약의 발표에는 맹점이 있다. 지난 7월 진행된 감정시험은 대웅제약 측 ITC 감정인들이 대웅제약 생산시설에서 사용 중인 균주를 임의로 선정해 실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ITC 소송의 감정시험은 양 측이 감정인을 지정해 서로의 균주와 자사의 균주를 감정하는 내용이다. ITC 행정 판사는 5월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에게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를 검증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관련 서류와 정보를 제공토록 명령한 바 있다. 따라서 대웅제약 측 감정인이 균주의 포자 형성을 관찰한 것이 ITC 소송의 핵심 사항은 아니다.

메디톡스는 포자 형성에 관한 대웅제약의 잇따른 발표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검증을 하는 것은 대웅제약의 자유지만 ITC 소송의 결론과는 아무 관계없는 말장난일 뿐”이라며 “소송의 본질이 아닌 일부를 지속적으로 부각하면서 언론 플레이를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감정시험에서 메디톡스의 주장을 뒤엎을 절호의 카드를 얻은 만큼 이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자사 측 ITC 감정인이 포자 형성을 관찰한 내용을 발표하는 것은 ITC 규정상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올해 2월 미국 엘러간과 함께 메디톡스 전(前)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대웅제약과 에볼루스의 불법 행위에 대해 ITC에 제소했다. 양사는 20일까지 ITC에 균주 조사 결과와 관련 허가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엘러간에 따르면 ITC의 증거 심리 일정은 11월에서 2020년 2월까지로, 최종 결론은 일러도 내년 상반기쯤에 확인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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