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패스트리테일링 유리천장 깨지나...야나이 회장 “내 후계자 여성일 수도”

입력 2019-09-0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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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다 마키 유니클로재팬 CEO, 유력 후보로 부상…ILO와 연계, 아시아 근로환경 정비도 나서

▲패스트리테일리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 AP뉴시스
‘유니클로’ 브랜드로 유명한 아시아 최대 의류 소매업체 패스트리테일링이 유리천장을 깰지 주목된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70)은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후계자로 여성을 기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끈기 있게 대처하는 강한 인내심, 섬세함, 미(美)에 대한 의식 등 세 가지를 고려하면 우리회사 수장으로 여성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력한 후계자 후보로 아카이다 마키(40)가 부상하고 있다. 2001년 유니클로에 입사한 아카이다는 일본 니가타현과 도쿄 긴자, 중국 상하이 등 대형 매장 점장을 두루 역임하며 경력을 쌓고 본부에서 영업과 인사부장을 지냈다. 그는 그룹 집행임원을 맡다가 올해 6월 유니클로재팬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야나이 회장은 아카이다를 후계자로 지명할 가능성에 대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활이 바뀌는 것에 대한 불안 등을 이유로 관리직에 도전하기를 꺼려하는 여성 인재가 많다”며 “유리천장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카이다 마키 유니클로재팬 최고경영자(CEO).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아울러 야나이 회장은 여성 임원 수를 남성보다 늘리겠다는 의향도 밝혔다. 현재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임원 43명 중 여성은 6명에 그치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여성 관리자 비율을 오는 2020년 8월까지 3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이미 지난해 8월 시점에 36%로, 목표를 앞당겨 달성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매튜스아시아의 캐서린 콜린스 애널리스트는 “의류 등 여성 고객층이 두터운 분야는 고객층의 특성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여성을 임원으로 자리 잡게 하면 고객 요구를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여성 인력 활용 극대화가 주요 정책 과제 중 하나로 기업 관리직 여성 비율을 내년까지 3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관리직 비율은 11.8%에 불과했다.

한편 패스트리테일링은 국제노동기구(ILO)와 함께 여성 근로자가 많은 봉제공장의 환경을 감안한 아시아 노동환경 정비에도 나섰다.

협정에 따라 패스트리테일링은 앞으로 2년간 180만 달러(약 22억 원)를 ILO에 제공하고 공장이 있는 아시아 각국의 노동환경 개선에 협력한다. 생산기반이 있는 방글라데시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7개국을 대상으로 사회보장제도 현황 등을 조사하고 나서 고용보험 창설이나 실업자의 재취업 교육 내실화 등을 현지 정부에 촉구한다.

야나이 회장은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가 10년 후에는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와 같은 세계적인 도시로 떠올라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근로자들이 풍족해지지 않으면 우리의 옷은 팔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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