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 3일 예정 조국 청문회 사실상 무산…여야 ‘네 탓’ 공방

입력 2019-08-30 17:34수정 2019-08-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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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청문회 증인 놓고 충돌…청문회 불발시 '조국 임명' 수순 가능성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9월 2~3일로 예정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무산됐다.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충돌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0일 더불어민주당 요구로 전체회의를 개의했지만,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논의조차 없이 1분 만에 산회했다.

핵심 쟁점인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민주당은 절대 불가를, 자유한국당은 가족의 증인 신청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위해선 청문회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이에 민주당은 일정 연기를 반대하며 내달 3일까지는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은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인 내달 2일을 넘겨도 다시 열흘간 시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한국당은 처음부터 청문회를 보이콧하려고 작정하지 않았나 한다"면서 "민주당은 반드시 9월 2∼3일 인사청문회 일정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조 후보자 가족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한 데 대해서도 "마침내 한국당의 청문회 본색이 보이콧이었다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가족을 볼모 삼아 청문회를 보이콧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청문회법상 20일 안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 열흘 이내의 기간을 정해서 (청문보고서를) 다시 요구하게 돼 있다"며 "그런 셈법이라면 9월 12일까지 얼마든지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맹탕 청문회를 하거나 청문회를 무산시키고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여당은 증인 없는 청문회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주말이라도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어 증인 채택을 협상하자고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말에라도 조속히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어 협상을 진행하자"며 "민주당이 안건조정을 신청한 것은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채택을 방해하기 위한 꼼수다. 인사청문 절차는 순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은 한국당이 청문회 기회를 박찼다며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비판했다. 심상정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 조 후보자 역량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지만, 국민의 신임이 있어야 개혁을 할 수 있다"며 "한국당이 청문회 기회까지 봉쇄한다면 한국당은 제1야당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여야 협상을 지켜보겠다면서도 기존 청문 일정이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이다. 청문회가 무산되면 형식적인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절차를 진행한 뒤 임명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청문회 일정을 연기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사실상 청문회를 무산시키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을 어기는 것으로, 국회의 직무유기”라고도 했다.

강 수석은 “조국 후보자에게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정치공세로 낙마시키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며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국회는 약속한 일정대로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법을 준수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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