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간 IMF 실사단 딜레마...“20년 전과 같은 결정 내려야 하나”

입력 2019-08-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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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년 전 ‘국가 부도’의 악몽이 재연될 것인가. 아르헨티나를 두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IMF 대표단은 이틀 전인 2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지난해 합의한 구제금융 570억 달러(약 69조1866억 원)를 평가하고 다음 달로 예정된 53억 달러 추가 대출 승인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번 달 초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에 대한 IMF의 추가 대출 승인 가능성은 높았다. 그러나 지난 11일 치러진 대선 예비선거에서 포퓰리즘 성향의 야당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대중영합주의 정책을 들고 나온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친시장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15%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린 것이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지금 상황에서 아르헨티나는 부채를 갚을 수 없는 현실”이라며 IMF와 부채 상환조건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페르난데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정적자 해소에 치중해 왔던 마크리 정부의 경제개혁이 모두 도루묵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IMF의 구제금융 패키지와 관련된 조치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설상가상, 재집권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마크리 대통령도 포퓰리즘 정책으로 노선을 바꾸기 시작했다. 14일 마크리 대통령이 발표한 서민 지원 대책에는 근로소득세 인하, 최저임금 인상, 연료 가격 동결, 보조금 확대 등이 담겼다. 이를 위해 정부가 7억4000만 달러를 추가로 지출한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아르헨티나는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긴축 재정과 세금 인상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당장 재선이 급한 마크리 대통령이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커진 아르헨티나 상황을 놓고 볼 때 추가 대출 승인을 내리긴 쉽지 않다. 그러나 추가 대출을 불허할 경우 20년 전 아르헨티나를 덮쳤던 디폴트와 대공황 공포가 재연될 우려가 크다. 2001년 아르헨티나는 1000억 달러에 이르는 채무를 갚지 못해 IMF 프로그램을 중단, 디폴트를 선언하고 공황에 빠졌다. 당시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수십 명이 숨지는 등 사회 혼란이 컸다. 당국은 뱅크런을 멈추기 위해 은행 예금 계좌를 동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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