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다시 11년 반 만에 최저치로

입력 2019-08-26 15:51수정 2019-08-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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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가치가 나흘 만에 다시 11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 위안화는 역외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7.1926위안까지 하락했다. 이는 전 거래일인 23일 종가 7.1315위안보다 0.86% 떨어진 것으로,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된 2010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역내 시장에서도 위안화는 달러당 7.16위안까지 떨어져 2008년 2월 이후 11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거래의 기준이 되는 기준환율을 소폭 절상했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매도 압력이 거센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강한 매도세가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를 반영한 위안화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23일 미국에서 수입하는 약 750억 달러 상당의 제품에 대해 5~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보복 차원에서 1~3차 대중 관세율을 25%에서 30%로, 4차 관세율은 당초 예정한 10%에서 15%로 각각 인상한다고 맞받아쳤다.

위안화는 지난 22일에도 달러당 2008년 3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선택된 사람’”이라며 대중국 강경 자세를 고수한 것이 발단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것은 오래전에 일어났어야 할 전쟁이다. 누군가는 전쟁을 했어야 한다”며 “나는 선택된 사람이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가치가 7위안대에 맴돌면서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완만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5일 미국과의 무역긴장 심화를 배경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지노선인 ‘7위안’ 선이 붕괴했다.

다만 중국이 미국 관세의 영향을 상쇄하고자 위안화 하락을 용인한다 해도 하락세가 계속되면 자본 유출 악순환을 초래해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는 위험을 키우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아니면 위안화 약세를 계속 용인할 것인지 여부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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