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법 반대 시위 11주째...젊은층, 가족, 중장년층까지 거리로
이날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 주최로 열린 집회에는 시작 시간 전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오후 들어 쏟아진 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홍콩 시민들은 우산을 든채 빅토리아 공원 일대를 가득 메웠다.
닛케이는 지난 6월 초부터 시작돼 11주째를 맞은 송환법 반대 시위 기세가 시간이 지나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는 20·30대 젊은층이 주류를 이뤘으나,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부, 중장년층, 노인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전날 열린 집회에서는 2만 명 이상의 교사들이 참가해 사회의 다양한 계층이 홍콩 정부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주최측은 집회 전부터 평화시위를 강조했지만 경찰은 폭력 시위가 우려된다며 민간인권전선이 당초 계획했던 행진을 불허했다.
하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이 허가하지 않았던 행진도 벌였다. 이날 빅토리아 공원의 집회장을 빠져나간 홍콩 시민들은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애드머럴티, 센트럴 등에서 자유롭게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중에는 미국 성조기와 영국 통치 시절 홍콩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일부 시위대는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에 가서 시위하자는 주장을 펼쳤으나, 호응을 얻지 못해 무위로 끝났다.
홍콩 경찰은 최근 시위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시위 현장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아 시위대와 충돌을 최대한 피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도 홍콩에서 10분 거리인 선전에 배치돼 무력진압 긴장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집회가 평화적으로 끝나면서 홍콩의 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는 4주 만에 처음으로 평화 시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로써 중국이 홍콩 사태에 무력으로 개입할 명분이 사라져 첨예한 갈등으로 치달았던 홍콩 시위 정국이 다소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