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머리 맞댄 재정·통화·금융감독 수장 “적기·신속·과감한 대처”

입력 2019-08-0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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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기업피해 지원”, 이주열 “금리인하 필요시 고려”, 최종구 “공매도규제 언제든 시행”

▲7일 재정 통화 금융당국 수장들은 일본의 경제침략과 환율전쟁으로까지 확산하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적기에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한 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 오른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적기·신속·과감한 대처.”

재정과 통화정책, 금융감독당국 수장들이 일본의 경제침략과 환율전쟁으로까지 확산한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키 위해 머리를 맞댄 자리에서 이같은 뜻을 분명히 했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미 준비해 놓은 컨틴전시 플랜에 기초해 증시 수급안정 방안,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강화 등 가용한 수단을 통해 시장 상황에 따라 적기에,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공매도 규제강화와 관련해서는 준비가 끝났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규제 강화 방안은 검토를 마쳤다. 언제든 시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서 “컨틴전시플랜이 뭐냐에 관심 많겠지만 어떤게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내부적으로 점검을 마쳤고 오늘 같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대한 대응방안도 공개했다. 홍 부총리는 “세가지 방안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선 부당조치는 철회돼야 한다. 일본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둘째 우리 기업의 단기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는 부품에 대한 일본외 다른 국가로의 수입처 다변화와 발굴로 기업애로를 해소할 계획이다. 세제, 금융, 재정상 조치도 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일본과의 협의와 기업 피해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 번째 조치로는 “항구적 조치다. 소재 부품 장비 등 산업경쟁력을 5년 정도의 텀(기간)을 두고 육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이 금융부문으로 공격을 확대하더라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홍 부총리는 “일본계 자금 유출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예전과 다른 상황이다. 여신시장이나 채권·주식시장에서의 일본계 자금 비중이 낮다. (우리의) 대처역량도 충분하다.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충분히 대응할 역량도 있다”고 설명했다.

1달러에 7위안과 1200원이라는 빅피겨(큰 자릿수)가 뚫리는 등 불안한 외환시장에 대해서도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뜻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는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갖추고 있다. 엄중한 상황이라 보고 과도한 쏠림이 있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엔 준비된 계획에 따라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외환시장 안정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한은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시장안정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환율시장 개입으로 미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홍 부총리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원리에 의해 작동한다. 다만 한 방향으로 급격히 쏠릴 경우 정책당국이 부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용인된 것”이라며 “정부는 작년부터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미국과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악화에 따라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이 총재는 “상황변화에 따라 필요하면 추가적인 대응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추가인하 여부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을 조속히 집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대외여건이 어렵지만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반기 투자·수출 등 회복에도 온 힘을 다해 진력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주 통과된 추경이 9월까지 2달간 75% 이상 신속히 집행되도록 하는 한편, 하반기 진행될 민간·민자·공공 투자사업들도 프로젝트 건별로 하나하나 애로요인들을 밀착 점검해 투자견인의 마중물 역할을 조성하는데 정책적 역량을 우선적으로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과도한 우려에 대한 자제도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과도한 불안심리를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우리 경제 기초체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홍 부총리를 비롯해 이 총재, 최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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