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사이클 시작 아니다” 파월 두 단어에 금융시장 분노

입력 2019-08-0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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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시장과의 대화능력에 의문…갈팡질팡한 태도에 뉴욕증시 급락·달러 가치는 치솟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투자자들이 고대했던 기준금리 인하를 드디어 단행했으나 금융시장이 오히려 크게 요동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두 단어가 금융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고 31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지적했다.

연준은 이날 끝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하했다.

파월 의장은 FOMC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간 사이클 조정(midcycle adjustment)’이라는 두 단어를 언급해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CNBC는 설명했다.

시장은 이미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다음 인하에 대한 단서를 찾으려 했는데 파월이 아예 금리 인하가 한 차례로 그칠 수 있다고 암시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 인하에 대해 “이는 확실히 보험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해 장기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경기하강 위험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더 나아가 파월은 “이번 금리 인하는 장기적인 금리 인하 주기의 시작이 아니라 단지 기존 사이클 도중의 정책 조정”이라며 “‘금리 인하가 한 차례에 그친다’ 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금리 인하 주기에 대해 생각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계속되는 것이나 우리는 현 상황이 그렇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성장의 약화와 인플레이션 억제 위험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경제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여파로 파월이 기자회견 하는 사이에 다우와 S&P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낙폭을 확대해 결국 다우지수는 30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지난 5월 31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으로 장을 마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98.683으로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파월과 연준이 시장과의 대화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제프리스의 워드 맥카시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포지션이 명확하지 않다. FOMC 성명은 모호했으며 솔직히 말하자면 파월은 이를 명확하게 할 설명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그도 자신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한편 성명에서도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기는 등 ‘비둘기파’ 메시지를 보냈는데 파월이 기자회견에서 오히려 ‘매파’적인 메시지를 강화한 영향이다.

파월 의장은 시장과의 의사소통 강화를 내세우면서 과거 연 4차례였던 기자회견을 ‘매번 FOMC가 열릴 때마다’로 늘렸다. 그러나 그의 서투른 대화능력에 오히려 시장이 헷갈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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