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소미아 파기 우려에 다급해졌나...한·일에 분쟁중지협정 검토 촉구

입력 2019-07-31 09:00수정 2019-07-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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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을 관망만 하던 미국이 드디어 본격적인 중재에 나섰다. 북한이 엿새 간 두 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파기될 위기에 처한 시점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한일 양국에 협상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분쟁 중지 협정(standstill agreement)’ 체결을 촉구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같이 말하고 “분쟁 중지 협정으로 양국 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지 한일 양국이 협의할 시간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사실상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걸 연기하도록 일본에 요구함으로써 한일 갈등에 중재 의향을 내비친 것이다.

관계자는 “미국은 양국의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며 “8월 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 26일 전화 브리핑에서 ARF를 계기로 한미일 장관급 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31일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단에게 “미국의 2대 아시아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 외무장관을 만나 양국 간 외교 마찰 해소를 위한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미국의 위대한 파트너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양쪽에 바람직한 상황을 찾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 미국에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처럼 갑작스럽게 한일 갈등에 개입 의사를 보인 건 오는 24일로 지소미아가 연장 기한을 맞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일 일본 정부가 예고대로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 양국 관계가 더욱 경색되고, 지소미아 파기 등으로 이어져 한미일 3국 간 공조에 균열이 갈 수 있다. 지소미아는 주로 북한에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매년 자동으로 갱신돼왔다. 북한은 지난 23일 신형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31일 새벽에도 탄도 미사일 2발을 쏘아올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일 갈등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중재 의뢰가 있었다며 일본에서도 요청이 있으면 중재를 검토할 의향을 나타낸 바 있다.

관계자는 로이터에 “미국이 문재인 대통령의 8월 15일 광복절 연설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는 일본이 1910~1945년 한반도를 점령했을 때 일본 공장에 강제 징용된 한국인에 대한 보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이달부터 한국으로의 첨단 소재 수출을 규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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