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對독일 수입 전년比 37%↓...수출 의존 높은 獨경제 치명타
독일이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도 고조되고 있다. 리서치 업체 센틱스(Sentix)가 이달 초 발표한 독일 투자자신뢰지수는 7월에 마이너스(-) 4.8로 1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신뢰지수 하위 지수 중 향후 경제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지수는 -16.0으로 역시 10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수 결과에 대해 투자자들이 독일 경기침체가 반드시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이달 중순 발표한 독일의 7월 경기기대지수는 -24.5로,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물론 시장 전망인 -22.5를 밑돌았다. 이 지수는 앞으로 6개월간 독일 경제전망을 반영하는 선행지표다.
IHS마르키트가 집계한 독일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3.1으로, 전월과 같은 45.0을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벗어났다. 또 PMI는 7개월 연속 기준인 50을 밑돌아 경기위축 상황이 계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제조업은 독일 경제에서 약 20% 비중을 차지한다. 필 스미스 IHS마르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제조업 PMI가 여전히 경기위축 영역에 머물러 있다”며 “이 부문은 글로벌 무역 긴장과 자동차 업계의 성장둔화, 불확실성에 계속해서 고통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1년 넘게 제조업 슬럼프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경제지표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ING 독일 법인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 경제지표는 적어도 지난 2분기 독일의 경제성장 엔진이 멈췄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지표가 당황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지만 여름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좋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독일기계장치산업연맹(VDMA)의 랄프 비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기계공학 부문이 거의 10년의 경기확장 주기 이후 전형적인 하강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그러나 대중국 수출 성장세가 멈추고 아시아 전역에서는 감소하는 등 독일 경제는 무역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독일 2위 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요르그 크레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경제의 부상과 추락은 중국과 함께 한다”며 “독일은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하게 중국을 주요 수출시장으로 만들었지만 중국 국영기업의 높은 부채, 미·중 무역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중국 경기가 냉각하면서 독일 경제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EU를 제외하면 독일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지만 지난해 중국의 대독일 수입은 전년보다 무려 37% 급감했다.
독일 정부의 경제전망도 점점 더 비관적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독일 경제부는 이달 중순 발표한 월간 경제보고서에서 “제조업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고 최근 지표는 서비스 부문의 성장둔화를 가리키고 있다”며 “경제발전은 2분기에 억제되고 나서 외부 환경이 안정되면 회복할 수 있지만 글로벌 무역 갈등과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 지정학적 긴장 등 경기하강 리스크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수출 부진 지속으로 2분기 자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분데스방크는 이달 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의 1.6%에서 0.6%로, 내년은 1.6%에서 1.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독일은 세계 4위이자 유럽 최대 경제국이다. 만일 독일 경제가 휘청거리면 유럽 나머지 국가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베렌베르그은행의 플로리안 헨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말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경제가 리세션에 빠지면 유럽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프랑스와 스페인, 남유럽의 관광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독일과 제조업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오스트리아와 동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