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공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대기업 후보군 리스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은행은 매각 실패는 없다며 딜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25~26일 아시아나 매각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후 9월 쇼트리스트(압축 후보군)를 가리고 매수 실사를 진행한다.
이어 본입찰을 실시한 뒤 1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연말에서 내년 초까지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경영권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일정의 첫 단추를 꿰는 입찰 공고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아시아나를 사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중견기업인 애경이 유일하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대기업들은 손사래를 치며 아시아나 인수를 일단 부인한 상태다.
하지만 물밑에서 이뤄진 조율과 검토 작업을 통해 막판 뒤집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지금까지 자금력과 시너지 측면에서 물망에 오른 대기업 후보로는 SK와 롯데, 한화, CJ, GS, 신세계 등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SK를 가장 바람직한 후보로 지목하며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산업은행도 기업들의 인수전 참여를 독려하며 마지막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시장에서는 애경과 호반건설 등 중견기업과,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 후보군 중에서 새 주인이 나타나길 고대하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전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흥행에 실패할 것이란 걱정은 없다”며 “마지막 기회에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힘을 실었다.
인수 후보와 관련해서는 “아시아나를 경영할 수 있는 능력과, 잘 키울 수 있는 의지를 갖고 있는 주인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인수 후보와 함께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몰리는 내용은 매각 가격이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 33.47%(6868만8063주)는 전일 종가기준 4224억 원 규모다. 여기에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매입과 자회사 인수 등을 합한 총비용은 1조5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구주와 신주 인수 비율에 대해서는 금호산업과 채권단 간 이견이 감지된다.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구주 전량을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파는 게 최우선이다.
이 경우 인수자의 부담이 늘고, 채권단 입장에서는 신주 전환 담보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아시아나 주가는 매각 개시 전 주당 3000원대에서 현재 6000원대로 2배가량 치솟았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인수 후보들 간 경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매각가가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영업 가치는 M&A에 따른 과열 양상이 벌어질 시 발생할 수 있는 프리미엄을 감안한 가치”라며 “금호산업 구주매각 금액이 1조 원이고, 신주인수를 통한 신규자금 유입은 최소 5000억 원에서 최대 1조 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