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의 성장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상 외 부진한 실적을 내놔 성장 전망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2분기 미국 내 가입자 수가 13만 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10년 만의 가장 큰 감소다. 이 소식에 넷플릭스 주가는 장중 13%나 주저앉았다. 미국 이외 국가의 가입자 수도 280만 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미리 전망한 500만 명 증가에 비하면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억7000만 달러(약 3188억 7000만 원)로 전년 동기에 비해 30%나 줄었다. 매출은 49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49억3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이지만, 최근 들어 가입자 수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글로벌 가입자 수는 총 1억5160만 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으나 회사 예상치(1억5390만 명)는 물론 팩트셋의 예측치(1억5650만 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예상보다 낮은 실적의 원인으로 이번 분기 프로그램 라인업의 문제와 비싼 구독료를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모든 지역에서 가입자 수가 예상을 빗나갔고, 특히 구독료를 인상한 지역에서 영향이 컸다. 하지만 2분기에 시장 경쟁 지형에 실질적 변화가 없었던 만큼 경쟁이 실적 악화의 주 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넷플릭스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남미에서 구독료를 인상했다.
이마케터의 에릭 해그스트롬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는 경쟁 격화가 예상되는 최고 인기 콘텐츠를 잃어 앞으로 힘든 여정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3분기는 콘텐츠 강화로 신규 회원 가입이 촉진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도 3분기에는 미국 내 80만 명의 가입자 증가를 포함해 700만 명의 글로벌 가입자 증가를 예상했다. 3분기에는 ‘기묘한 이야기’와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 오리지널 시리즈의 새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않다는 평가다. 월트디즈니와 애플이 연내 스트리밍 시장에 진입을 예고한 가운데, 컴캐스트와 AT&T도 내년 진출을 준비 중이어서다. 월가에서는 ‘스트리밍 전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업계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