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에선 당국경계+네고vs저점에선 역외매수..추가 악재 있어도 1185원대에선 저지
원·달러 환율은 일주일만에 1180원대로 올라섰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090원선으로 올라서며 한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소매판매 호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요시 중국에 추가 관세를 메길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밤사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실제 미국 6월 소매판매는 0.4% 올라 시장 예측치 0.1%를 웃돌았다.
수출 및 성장률 등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에다 일본의 반도체 보복조치까지 겹친 것도 영향을 줬다. 주식시장에서 증시가 부진했던 가운데,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인하 소수의견이 늘고,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고점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함께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저점에서는 역외 매수가 나왔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환율 상승 재료가 더 많다고 전했다. 다만 당국 개입이 1185원선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당장은 1185원을 넘어 1190원선까지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1180.0원에서 출발한 원·달러는 1178.1원과 1181.5원 사이를 오갔다. 장중 변동폭은 3.4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2.47원 오른 1092.03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8일 1095.17원 이후 최고치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79.3/1179.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1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 환율을 반영해 상승출발했다. 다만 1180원 선에서는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경계감과 네고물량이 있었다. 1178원 저점에서는 역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나왔다”며 “트럼프의 대중국 추가관세 인상 언급과 일본과의 무역갈등 등으로 역외에서는 롱플레이(달러매수)에 나서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일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많아지거나 수정경제전망 발표에서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과 함께 우리 경제에 부정적 측면을 언급한다면 원·달러는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밤 역외 시장을 봐야겠지만 당장은 1185원 내지 1186원 정도를 상단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증시가 부진했던데다, 최근 국내 펀더멘털 이슈가 부각하고 있다. 수출과 성장률 관련 우려가 있는 가운데 일본의 반도체 관련 보복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소비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도 글로벌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당국이 1185원부터는 껄끄러워하는 듯한 분위기다. 추가 악재가 있어도 원·달러가 1185원을 넘어 1190원 이상 가긴 어려워 보인다”며 “내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다음번 인하를 강력히 시사한다면 원화 약세(원·달러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05엔(0.05%) 떨어진 108.20엔을, 유로·달러는 0.0021달러(0.19%) 하락한 1.120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7위안(0.09%) 오른 6.8829위안을 각각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8.95포인트(0.91%) 떨어진 2072.92를, 코스닥은 8.14포인트(1.21%) 급락한 666.28을 기록했다. 상해종합지수는 7.15포인트(0.24%) 내린 2930.47을, 니케이225지수는 66.07포인트(0.31%) 내린 2만1469.18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