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항소 후 강제수사 수긍할 수 없어"
연비 시험성적서 조작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닛산 법인 등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홍진표 부장판사)는 16일 한국닛산의 자동차관리법위반 등 혐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1심에서 무죄 선고된 부분 중 시험성적서 관련 위계공무집행방해 부분,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의 공모가 제출된 증거로 충분히 입증된다”며 사실오인 취지로 항소 이유를 밝혔다.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도 함께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은 “피고인들 사이에 주고받은 이메일이 있을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범죄 관련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수사를 1년 넘게 하고 다른 제작사 수사도 했는데 기소 후, 게다가 항소 후에 강제수사를 하겠다는 것은 적절성 면에서 수긍이 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재판부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영장을) 신청하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이날 일부 혐의에 대해 “공소사실에서 공모 일시, 방법 등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했을 때 공모 가능한 기간이 1년이 넘는데 어디에 맞춰 방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원심에서 인정한 범죄사실 중 일부 관련 공모 내용, 일시, 각자 역할 등을 특정하거나 의견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상식적으로 인증 담당자였던 장모 씨가 대기업에서 단독으로 범행했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며 “장 씨가 출석하면 이 부분 관련해서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씨 등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인피니티 Q50’, ‘캐시카이’ 등 차량의 수입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다른 수입차량의 배출가스 자기진단장치 시험성적서를 허위로 꾸며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연비시험 성적을 조작하는 등 연비를 부풀려 신고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인증 담당 직원 장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상무 이모 씨, 직원 박모 씨 등은 각각 벌금 300만 원, 500만 원을, 한국닛산은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직원 강모 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