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턴·월러 등 연준 이사 후보자들과의 인터뷰서도 달러에 대해 질문…“강달러, 미국 경제 붐 둔화시킬 수도” 탄식
트럼프 대통령은 강달러가 자신의 경제 어젠다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점점 더 우려하고 있으며 측근들에게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주 주디 셸턴과 크리스토퍼 월러 등 자신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후보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달러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는 달러 강세가 자신의 재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경제 붐을 둔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탄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래리 커들러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모두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수개월 동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기준금리를 조속히 인하하지 않고 있다고 여러 차례 호통을 쳐왔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다만 트럼프는 연준과 파월 의장에게 압박을 하는 것 이외에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행동을 취하지는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므누신 장관에게 공개적으로 달러 가치를 낮추라고 지시하지는 않고 있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부총재인 월러는 트럼프의 질문에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정할 때 달러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당시 인터뷰에 동석했던 커들로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재무부가 달러 가치를 모니터링할 책임이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나 커들로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연준이 목표로 해야 할 것은 물가와 달러 가치의 안정”이라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18일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유로 가치가 떨어지자 트럼프의 달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파월 대신 드라기가 연준 의장이었다면 미국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강달러는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여주지만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해져 트럼프의 무역수지 적자 축소 약속 달성에 방해가 된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인덱스는 올해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백악관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달러 강세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달 “미국 일자리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려면 달러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의 발언과 유사한 것은 물론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주요 20개국(G20)의 약속을 깨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