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8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이사회에서 맞붙는다.
NHK는 지난주 일본 정부가 한국으로의 첨단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과 관련해 한국이 이날 열리는 WTO 이사회에서의 의견 진술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한국 측 참석자가 이날 WTO 이사회에서 어떤 진술을 할지 밝히지 않았다면서 일본 측이 WTO의 무역 규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국제 무대에서 이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의견 표명은 한국 시간으로 9일 오후로 예상된다.
NHK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국 기업에 실제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정부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요구한다”고 말한 건 이날 WTO 이사회에서의 진술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문 대통령은 10일에도 한국 대기업 수장들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영향 등을 들어본 후 WTO에 제소하는 절차를 수행하거나, 혹은 일본 정부와의 협의를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검토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내다봤다.
일본 측도 한국 측의 진술에 대한 반박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NHK는 일본 측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는 일본 안보 상 필요한 조치이며, WTO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른 회원국에 어필할 것으로 관측했다.
NHK에 따르면 이번 조치에 대해 일본 정부는 군사 전용이 가능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측으로부터 무역 관리 상 부적절한 사례가 여러 건 발견된 것이 주된 이유라며, 안보 상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측은 이번 조치가 ‘수량 제한’이라는 WTO의 규칙 위반에 해당한다는 한국 측의 주장에 대해, 안보 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예외되는 규정이 있어 규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방침이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일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 4일부터 해당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