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세액 2225억 원 환수 불가능할 듯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예세민)는 4일 정 전 회장이 지난해 12월 1일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회장 사망 후 넷째 아들 정한근 씨가 에콰도르 과야킬시 소재 화장장에서 화장했고, 관청에 사망신고 등의 행정절차를 모두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출입국관리소 및 주민청 시스템에 사망 사실이 등록돼 있으며, 사망확인서가 진본인 사실을 확인받았다. 아울러 정한근 씨가 제출한 노트북에서도 정 전 회장의 사망 직전 사진, 입관 시 사진, 장례식을 치르는 사진 등을 확인했다. 또 가족에게 정 전 회장의 사망 사실을 알리고 관련 사진을 보냈다는 진술 등을 확보했다.
앞서 정 전 회장은 한보학원 산하의 강릉 영동대학교 교비 65억 원 횡령 의혹에 대해 특경법상 횡령, 업무상 배임, 범죄수익은닉처벌법 위반, 사립학교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2006년 2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을 받던 정 전 회장은 2007년 5월 2일 치료를 이후로 일본으로 출국하겠다고 요청해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출국금지처분 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정 전 회장은 당초 목적지와 달리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을 거쳐 2010년경 에콰도르에 정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정 전 회장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계속 진행해 2009년 5월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한 바 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2010년 고려인으로 추정되는 키르기스스탄인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키르기스스탄 정부로부터 여권을 발급받아 에콰도르로 이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과야킬 인근에서 유전개발사업을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한다.
정 전 회장의 사망이 확인됨에 따라 체납된 국세 2225억2700만원 환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편, 정 씨는 도피생활 21년 만에 붙잡혀 지난달 국내로 송환됐다. 정 씨에 대한 재판은 11년 만에 재개될 예정이다. 정 씨는 1997년 11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의 자금 약 322억 원을 횡령해 스위스의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