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의 경제 왈가왈부] 미중 휴전·남북미 정상회동, 외환·채권시장은?

입력 2019-07-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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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선호 확산, 최대 원·달러 1100원·채권 20bp 상승까지 가능성 열어둬야

▲문재인 대통령(오른쪽부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미중 무역분쟁이 휴전에 돌입한데다,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이 성사된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당분간 위험선호현상이 확산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은 1100원,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는 20bp(1bp=0.01%포인트) 상승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위안화 환율 하락 수준과 강세(하락) 속도, 미 연준(Fed) 및 한국은행 금리인하 여부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주요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다시 대내외 펀더멘털을 주목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 원·달러, 하락압력 가중 = 원·달러는 위험선호 현상이 확산하며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다만 하락 수준에 대해서는 다소 갈렸다. 당장은 1150원 하향 테스트가 가능하겠지만 이후 전망에 대해서는 위안화 흐름에 달렸다는 관측이다.

이는 최근 원·달러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어느 정도 선반영했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5월17일까지만 해도 1195.7원을 기록하며 2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던 원·달러는 지난달 25월 1156.2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동안 하락폭은 39.5원(4.10%)에 달했다.

(한국은행, 체크)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 주요 20개국(G20) 미중 정상회담으로 이를 확인했다”면서도 “이로 인해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될 수 있다. 이 부분은 원·달러 하방압력을 저지하는 요인이 되겠다. 또 일본이 (강제징용 대항조치로) 반도체 관련 우리나라를 제재할 수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글로벌 무역분쟁이 계속되는 만큼 긴장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재료 자체는 숏(달러 매도·원·달러 환율 하락) 방향이다. 최근 며칠사이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롱(달러 매수) 포지션을 많이 해소했다. 기존 포지션을 다 정리함으로써 포지션이 가벼워 숏 구축에도 부담이 없다”며 “그간 외환시장에서는 (미중 정상회담) 결렬 기대감도 남아 있었다. 반기말 임에도 불구하고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가 거의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며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미뤘던 수출업체들의 매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하락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민 연구원은 “관건은 중국이 위안화 환율 하락을 어디까지 용인할 것이냐는 것이다. 작년말과 연초 6.3위안까지 밀렸을 때 중국은 경제 타격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중국 외환당국은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성의표시를 위해서라도 속도조절없이 이 레벨까지 열어줄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의 프록시(proxy) 통화(대리 통화)로 여겨지는 원화와 호주달러, 대만달러, 뉴질랜드달러 등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당국이 6.3위안을 용인한다는 가정하에 원·달러는 연초 지지선이었던 1108원을 하향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1110원까지는 열어둬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1100원도 깨질 수 있겠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빠를 것 같지 않다. 4분기(10~12월) 원·달러 평균을 1130원으로 보고 있다. 1100원까지 빠르게 하락했다가 반등후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 연구원은 “원·달러가 최근 급하게 하락했다. 수출도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 향후 변수는 연준 금리인하 여부와 국내 반도체 가격 반등 그리고 이에 따른 수출회복 여부, 무역분쟁에서의 자동차 관세부과 등이다. 통상이슈가 완전히 풀렸다고 볼 수 없다”며 “하반기 원·달러 상하단을 1120원에서 1200원으로 보고 있다. 3분기내에 저점을 확인한 후 반등하는 흐름일 것으로 본다. 7월 시장은 1분기 같은 분위기를 재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회성 이벤트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개 상황을 알기 쉽지 않다.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한다면 원·달러는 다시 오를 수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도 향후 전개상황을 안심할 수 없다. 이외에도 다른 요인들이 많다. (당장) 미국과 한국의 경기가 안좋아지고 있다. 향후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원·달러는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당국 입장에서는 원·달러가 하락하는 것보다는 상승하는 쪽에 방향을 맞춰 모니터링을 계속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 채권, 펀더멘털·한미 금리인하 시점 촉각 = 채권시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당장 위험자산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미중간 정상회담은 별게 없었다고 본다. 예전에도 그렇듯 각국으로 돌아가서 다른 이야기를 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 같다”며 “남북미 정상간 만남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크게 영향을 줄지는 판단이 쉽지 않다.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제한적이라 본다. 채권시장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겠다”고 예측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도 “남북미 회동은 금융시장에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무역분쟁이 더 중요하다. 다만 해소가 아닌 미뤄놓은 정도로 보인다.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는 G20에서 큰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많았다. 미중간에 화해모드로 돌아서면서 위험자산가격을 자극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 금리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까지 반영되면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리가 반등하더라도 20bp 이상을 넘진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
결국 경제지표에 다시 관심이 돌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이번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예상했다.

김상훈 연구원은 “정치적 이벤트 후 경제지표에 다시 관심을 돌릴 것으로 본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물가도 반등할 수 있지만 2%를 넘긴 어렵다”며 “조만간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 성장률 전망치를 2.5% 정도로 낮춘다면, 한은도 당초 전망치(2.5%)보다 0.1%포인트 이상 더 낮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은 7월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 한은도 이를 확인한 후인 8월에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후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무역협상 진전여부 등이 되겠다. 다만 추가 인하는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원화 채권시장은 기준금리와의 역전을 해소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연구원은 “당장 중국과 유로존에서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경기지표의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주의깊게 봐야한다. 유로존과 미국간 PMI 격차도 중요한데 유로존 PMI가 버텨주기만 한다면 유로화 강세 달러화 약세 요인이 될 것”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담도 중요하다. 유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인플레 상승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큰 그림에서 본다면 금리가 상승 조정되더라도 매수타이밍이라 본다”고 봤다. 그는 또 “7월 연준이 인하에 나서면 한은도 8월에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본다”며 “한미 모두 연내 한번 인하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실 연구원은 “이번 이벤트로 연준이 금리인하를 안할 가능성은 어렵다고 본다. 데이터 디펜던트라는 점에서 보면 펀더멘털에 기대감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준은 3분기 인하 가능성이 높은 반면, 한은은 4분기인 10월에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7~8월에 인하를 하기엔 한은의 (인하) 시그널(신호)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미 모두 연내 한번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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