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이란, 막말 대잔치…“백악관 정신장애” vs. “말살”

입력 2019-06-2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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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엄청나고 압도적인 힘 맞닥뜨릴 것”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보건부 관리들과 얘기하고 있다. 그는 이날 TV 연설에서 미국의 제재를 놓고 백악관이 정신이상에 걸렸다고 맹비난했다. 테헤란/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이 막말 대잔치를 펼치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새로운 제재에 ‘정신장애’라고 비난하자 트럼프가 ‘말살’이라는 고강도 표현으로 응수하는 등 양측이 원색적으로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전날 트럼프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기타 이란 고위층을 겨냥한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면서 협상 착수가 불가능해졌다”며 “백악관은 정신장애가 있다. 오늘날 미국인들은 필사적이고 혼란스러워져 비정상적인 조치를 취하고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로 이란에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이란의 매우 무식하고 모욕적인 성명은 그들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미국에 대한 어떤 이란의 공격도 엄청나고 압도적인 힘에 맞닥뜨리게 될 것 이다. 일부 지역은 압도적으로 ‘말살(Obliteration)’ 될 것이다. 더 이상의 존 케리와 버락 오바마는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훌륭한 이란 국민이 고통 받고 있다. 그들의 지도자는 모든 돈을 테러에 쏟아 붓고 다른 곳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며 “미국은 이란이 사용한 폭탄으로 2000명이 미국인이 사망하고 많은 사람이 부상한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 지도자들이 그들은 한 번도 가져본 적인 없었던 ‘친절(Nice)’과 ‘동정(Compassion)’이라는 단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슬프게도 그들이 이해하는 단어는 ‘힘’과 ‘파워’”라며 “미국은 지난 2년간 홀로 1조5000억 달러(약 1736조 원)를 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협박했다.

앞서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2017년에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으로 긴장을 고조시켰다. 당시 김정은은 “트럼프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는 ‘노망난 늙은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1차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란은 김정은에게 집중된 북한과는 정치 체계가 다르며 트럼프가 정신장애가 있다고 비판한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에서 온건파에 속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북한보다 훨씬 어려울 것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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