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 공룡 아마존과 월마트가 총알 배송 경쟁으로 불꽃을 튀기고 있다.
아마존은 3일(현지시간) 앞으로 미국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익일 무료 배송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무료 배송 품목에는 미용 제품, 청소용품 등 베스트셀러를 포함한 1000만 개 이상 상품이 포함됐다. 구매 금액에 상관 없이 익일 무료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아마존은 ‘미국 전역’이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도시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아마존은 그동안 35달러를 초과하는 일부 주문에 한해 당일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줄리 로 아마존 대변인은 “익일 배송 품목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의 이날 발표는 전자상거래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온라인 유통 공룡들이 고객을 잡기 위해 ‘총알’ 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WSJ는 평가했다.
경쟁 업체인 월마트는 3주 전 미국 일부 도시에서 20만 개 이상의 상품에 대해 35달러어치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만 익일 무료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아마존은 익일 무료 배송 주도권을 월마트에 빼앗길까봐 최소 구매 가격 제한을 없애고 품목을 대폭 늘려 발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월마트는 “회비 없이 익일 무료 배송이라는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아마존의 프라임 회원은 연간 119달러의 회비를 지불해야 한다.
온라인 유통 공룡들이 이처럼 배송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유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미 상무부가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전자상거래 매출은 137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소매 매출 총 규모가 1조3400억 달러로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자상거래 비중만 크게 늘고 있다는 얘기다. 월마트의 경우, 1월 31일 끝난 회계연도에 미국 내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40% 증가한 157억 달러에 이르렀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총알 배송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물류 기지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전날 미국 투자회사 블랙스톤은 싱가포르 물류대기업 GLP로부터 1억7900만㎡(약 5400만 평) 규모의 미국 내 물류 시설을 187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민간 기업의 부동산 거래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블랙스톤은 작년 3월에도 캐년인더스트리얼포트폴리오를 약 18억 달러에 인수했다. 1월에는 캐나다의 퓨어인더스트리얼리얼에스테이트트러스트를 19억 달러에, 9월에는 하버드대학의 기부 자산 가운데 100곳 이상의 물류창고를 9억5000만 달러에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