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5% 이상 급락해 3개월 반 만의 최저치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1% 하락한 2만4815.04로, S&P500지수는 1.32% 내린 2752.06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1% 떨어진 7453.15로 장을 마쳤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장기화해 글로벌 경기둔화를 촉발할 것이라는 불안이 팽배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산 제품에 갑작스럽게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시장 혼란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미국 CNBC방송은 분석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3% 떨어지면서 6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1년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S&P지수는 금주 2.6%, 나스닥은 2.4% 각각 내렸다. S&P와 나스닥지수는 4주 연속 하락했다.
제너럴모터스(GM) 주가가 4.2%, 포드가 2.3%,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이 5.8% 각각 급락했다. 자동차 업체 대부분은 멕시코에 생산기지가 있어 새 관세 충격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무역 전쟁 불안에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매수세가 몰렸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2.13%로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2% 이상 급락한 19.62페소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도 무역 전쟁 확산에 따른 원유수요 위축 불안으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3.09달러(5.5%) 급락한 배럴당 53.5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7월물 가격은 2.38달러(3.6%) 내린 배럴당 64.49달러를 나타냈다.
WTI는 이번 주에 약 8.8%, 5월 월간 기준으로는 16.3% 각각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2월 12일 이후 3개월 반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브렌트유도 5월에 11.4%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0.81% 내린 369.06으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대해 오는 6월 10일부터 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관세는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불법 이민자들이 유입하는 것이 멈출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다면 관세가 최대 25%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달 관세 인상과 화웨이테크놀로지에 대한 제재 등으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더욱 격화시킨 가운데 전선을 새롭게 확대한 것이다.
크리쉬나 구하 에버코어ISI 글로벌 정책부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폭탄은 (멕시코의) 국경안보에 대한 약속으로 금방 진화할 수 있는 등 단기적인 위협에 그칠 것”이라며 “그럼에도 여러 수준에서 시장에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의 무역 정책은 큰 그림으로 보면 글로벌 무역시스템의 영구적인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의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