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방수권법, 889조항이 헌법 위반 주장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가 미국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 3월 미국의 거래 제한 조치가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28일(현지시간) 재판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약식 소송을 제기했다고 CNN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미국 텍사스 연방법원에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거래 제재 조치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2019 국방수권법(NDAA)’ 제 889조항을 문제 삼았다. NDAA는 미 의회가 매년 미국의 안보와 국방정책, 국방 예산과 지출 등을 포괄적으로 명시하는 법이다.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2019 NDAA’의 889조는 미국 정부 기관이 화웨이나 ZTE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화웨이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 법이 화웨이의 공적인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며 “화웨이가 유죄라고 직접 판단하면서 정당한 절차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웨이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거래제한 조치는 화웨이를 미국 시장에서 쫓아내기 위한 것으로 이는 입법이 재판을 대신하는 폭정”이라고 비난했다.
송 리우핑 화웨이 최고법률책임자(CLO)는 “미국 의원들이 국가 권력을 사기업을 쫓는데 쓰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아무런 증거도 없이 단지 추측만으로 화웨이를 제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법안이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을 범죄자로 선고하고 정당한 절차 없이 처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헌법이 금지하고 있다며 해당 조항의 철회를 법원에 요청했다.
화웨이는 또 이번 소송을 약식 판결로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약식판결은 법원에 재판 없이 원고의 주장 혹은 피고의 방어 일부 혹은 전부를 기각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화웨이의 이번 소송 제기는 미국이 자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시행하고 상무부가 거래제한 리스트에 화웨이를 올리는 등 행동에 나서자 법적 소송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폴 트리올로는 “소송은 화웨이로서는 너무 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는 승리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