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위의 혁명] 이제는 인공고기 시대...먹거리 혁명, 밥상을 뒤집다

입력 2019-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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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테슬라’ 꿈꾸는 스타트업

▲미국 핀레스푸드가 만든 인공 식용참치. 사진제공 핀레스푸드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물성 고기, 인공고기 제조업체 ‘비욘드미트(Beyond Meat)‘가 지난 3일(현지시간) 나스닥거래소 상장 첫날 돌풍을 일으켰다. 첫 거래일에 주가가 공모가인 주당 25달러(약 2만9450원) 대비 무려 163% 폭등한 65.75달러에 마감해 상장 첫날 거래 기준 2000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미국 1,2위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테크놀로지와 리프트가 올해 기업공개(IPO)에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첨단 기술은 기존 서비스와 제품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켰다. 이제 식품을 기술의 힘으로 크게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투자자들은 차량공유보다 인공고기에 미래를 바꾸는 힘이 더욱 있다고 보고 여기에 베팅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인공 식용참치를 개발하는 핀레스푸드와 배양육 스테이크를 만다는 알레프팜스 등 ‘식탁의 테슬라’를 꿈꾸는 스타트업들을 소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소재 스타트업인 핀레스가 생산하는 참치는 바다를 본 적이 없다. 핀레스는 실험실에서 참치로부터 세포를 채취해 연구실에서 이를 배양한다. 3주가 지나면 식용참치가 나온다.

핀레스는 올해 말 인공 식용참치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튀김과 어묵 등으로 요리를 만들어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때때로 시식회를 가졌다. 마이크 셸던 핀레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처음에는 고급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제품을 출시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슈퍼마켓 선반에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연구소에서 배양한 고기가 아직 시중에 널리 판매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는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알레프팜스의 인공 쇠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요리. AP뉴시스
이스라엘 스타트업 알레프팜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배양육 쇠고기 스테이크를 선보였다. 알레프팜스는 이르면 2021년에 자사 스테이크를 레스토랑에 공급하고 오는 2023년까지 일반 소매매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세계적인 식품과 농업기업들도 인공고기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와 세계 1위 곡물업체 카길 모두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 멤피스미츠에 투자하고 있다. 멤피스미츠는 닭과 오리, 쇠고기 등 다양한 육류를 인공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타이슨은 세계의 단백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새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카길의 소냐 로버츠 벤처 투자 부문 사장은 “우리는 인공고기를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며 “인공고기는 전통적으로 생산된 육류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공동설립자와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창업자도 멤피스미츠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임파서블푸드는 지난달 버거킹과 손잡고 미국 세인트루이스 지역에서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패티를 사용한 햄버거 시험 판매에 나섰다. 지난해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가 임파서블푸드에 대한 1억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전히 인공고기가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 업체들은 몇 가지 장애물에 직면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첫째, 고객들이 축산농가에서 사육한 고기 대신 세포를 배양해 만든 고기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둘째, 인공고기는 재래식 고기보다 훨씬 비싸다. 핀레스가 참치를 배양하는데 파운드당 4000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이는 금값의 약 20% 수준이다. 반면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의 수산물 공급업체인 브라운트레이딩이 공급하는 참치는 도매가격이 파운드당 8~12달러였고 레스토랑에는 19달러에 팔리고 있다.

인공고기 업체들은 고객의 거부감과 높은 비용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성공 공식을 따르고 있다. 사람들이 인류의 삶을 변화시킬 혁신적인 기술에 기꺼이 돈을 낼 사치를 누리게 하겠다는 것. 즉 이들은 ‘식탁의 테슬라’를 노리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인공고기 지지자들은 식품산업의 새 기술이 참다랑어 등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것 이외에도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와 오염수 배출을 줄이며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100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 식량 공급을 늘리는 것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가 됐다. 인공고기는 기존 축산업에 비해 토지와 물 사용을 90% 이상 줄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농무부도 지난해 인공 배양식품에 대한 규정을 공동으로 정비하기로 하는 등 정부도 새로운 산업 부상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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