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트럼프에게 반격 준비…류허 부총리, 9~10일 협상에 나서

입력 2019-05-0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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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 관세 인상하면 1분 후 보복 관세 발동할 것”

▲미·중 무역 협상단이 1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부터 류허 중국 부총리,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양국은 오는 9~10일 워싱턴D.C.에서 협상을 재개한다. 이번 주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 대중국 수입품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할 예정이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정부의 무역 협상을 이끄는 류허 부총리가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협상에 임한다. 중국은 고위급 협상에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해 미국이 관세 인상에 나서면 바로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현재의 무역 전쟁 휴전 상태가 위태로운 가운데 류허 부총리가 협상 타결 불씨를 살리고자 워싱턴D.C.를 찾게 된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웹사이트 성명에서 “류허 부총리가 오는 9~10일 워싱턴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동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동시에 중국은 트럼프가 위협을 실제 행동에 옮길 경우에 대비해 보복 관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지난주 양측이 예기치 않게 충돌하면서 미·중 무역 전쟁은 9일 중대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양국 기업과 시장, 소비자, 정치에 미치는 영향도 이루 말할 수 없다. 미국의 최후통첩과 관련해 류허 부총리가 관세 인상을 중단시킬 만큼 충분하게 양보할지 혹은 중국도 강경 자세로 보복에 나설지가 초점이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2000억 달러(약 234조 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면 중국은 1분 후 보복 관세를 발동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룸버그가 중국 국무원과 상무부에 의견을 물었지만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7일 사설에서 “중국은 협상의 일시적인 중단을 포함해 미국과의 무역 협의에서 예상되는 모든 결과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며 “비록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더라도 협상의 문은 닫혀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류샹 연구원은 “중국이 대표단을 워싱턴에 보내기로 한 것은 미국이 말하는 것이 무엇이든지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미국이 10일 실제로 관세를 올리면 협상이 실패로 끝났음을 의미한다.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처음으로 관세 인상 위협을 하고 나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전날 “미국 동부 시간으로 10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같은 날 오후 1시 1분) 관세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 측이 기존의 입장을 후퇴시켰다”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베이징 방문 중에 중국 측의 입장 후퇴가 분명하게 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주말 중국이 새 무역협정 초안을 보냈는데 몇몇 이슈에 대해 후퇴하는 언어가 포함됐다”며 “이는 거래를 매우 극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협정문의 약 90%가 결정된 상태였는데 중국은 이미 협상이 끝난 분야를 다시 논의하려 했다. 우리는 이를 따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사정에 밝은 관계자 두 명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관리들이 국내에서 트럼프의 성과로 크게 홍보할 예정이었던 부분을 건드렸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 이전 금지 등을 법제화하겠다는 약속을 물리려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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