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더 못 봐줘...크래프트하인즈, 6년만에 CEO 교체

입력 2019-04-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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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패트리시오 전 AB인베브 CMO 영입

▲크래프트하인즈의 새 CEO로 내정된 미겔 패트리시오. AP연합뉴스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크래프트하인즈가 결국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단행했다.

베르나르도 히스 현 CEO가 6월 30일자로 사임하고, 브라질 투자회사 3G캐피털이 추대한 미겔 패트리시오가 그 뒤를 잇는다고 CN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패트리시오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였던 인물로 7월 1일자로 크래프트하인즈 CEO에 취임한다.

그동안 크래프트하인즈는 실적 부진과 회계처리 문제로 당국의 표적이 되는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 작년 4분기에만 126억 달러(약 14조 원)의 순손실을 냈고, 2월에는 150억 달러를 상각 처리해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배당금도 36% 삭감했다. 또 회계처리와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주가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19일까지 1년간 회사 주가는 43% 하락했다.

크래프트하인즈의 부진으로 대주주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손해를 봤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2월에 실적을 발표하면서 크래프트하인즈의 적자로 인한 상각액이 30억2300만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버크셔는 크래프트하인즈 지분 7%를 갖고 있다. 버핏은 2013년 3G캐피털과 손잡고 하인즈를 인수한 뒤 2015년에는 크래프트와 합병,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식음료 업체로 키웠다.

이런 회사가 실적 악화로 허덕이자 히스 CEO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투자보다 비용 절감에 무게를 둔 사업모델에 대한 문제 제기도 늘어갔고, 결국 버핏과 3G 등 대주주들은 CEO 교체라는 강수를 두게 된 것으로 보인다.

새로 CEO에 오르는 패트리시오는 AB인베브는 물론 코카콜라와 존슨앤드존슨 같은 소비재업체에서 30년 이상 일하며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특히 AB인베브에 있는 20년 간 간판 맥주 ‘버드 와이저’와 ‘버드 라이트’의 세계 판매를 크게 늘렸다.

그는 히스 시대의 경영 전략과는 완전한 차별화를 강조한다. 그는 자신의 마케팅 이력을 언급하며 “내 강점은 미래에 대한 이해에 있다. 우리는 끌려가지 않고 이끌어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구체적으로 크래프트하인즈의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하고 소비자에게 더 초점을 맞추겠다는 복안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애널리스트는 “CEO 교체 소식은 투자자들에게 좋은 신호가 됐다”며 “회사가 비용 절감보다 성장에 더 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CEO 교체 소식에 이날 크래프트하인즈의 주가는 1.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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