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타이밍 훙하이 회장, 대만 총통 선거 출마 ‘간보기’…“바다의 여신이 출마 권고”

입력 2019-04-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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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출마 공식 선언한 것은 아냐”

▲궈타이밍 훙하이정밀공업 회장이 17일(현지시간) 대만 신타이베이시의 한 사원에서 기도를 올린 후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궈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바다의 여신인 마조가 자신의 총통 선거 출마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신타이베이/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 훙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 회장이 이틀째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궈타이밍 회장은 자신의 고향인 신타이베이시의 반차오 지역에 있는 한 사원에서 기자들에게 바다의 여신인 ‘마조(Mazu)’가 자신의 총통 선거 출마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마조는 어부와 선원을 보호하는 바다의 여신으로 도교와 불교 신도들이 숭배한다. 이 여신을 모시는 사원은 중국 남부와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궈 회장은 “여신이 양안의 평화를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 전진할 것으로 권고했다”며 “평화와 번영 이후에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여신은 말했다. 여신이 내 사업 성공을 오랫동안 도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궈 회장은 전날에도 타이베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과 대만 관계에 관한 한 심포지엄에서 “앞으로 수일 안에 총통 선거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분리를 추구하는 차이잉원 현 총통에 맞서 야당인 국민당에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국민당 당사도 방문한다. 국민당은 수주 안에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궈타이밍 회장은 이날 사원을 방문해 대만어를 쓰는 등 자신의 정치적 스킬도 과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대만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강조해 자신이 중국과 너무 밀착했다는 비판을 줄이려는 의도다. 대만 표준어는 중국 본토와 같지만 현지 사람들이 쓰는 고유 언어인 대만어도 있다.

훙하이는 애플 아이폰 조립생산업체로 잘 알려져 있으며 궈 회장 개인재산은 약 44억 달러(약 4조9931억 원)에 달한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그는 대만 3위 부자이자 세계 442위 억만장자다.

차이잉원이 2016년 총통 선거에 당선되면서 양안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은 차이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고 있다며 대만과의 공식적인 교류를 끊었다. 차이 총통은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으나 집권 민진당 내부에서도 시원찮은 경제 성적표와 더불어 독립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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