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길어지나…SK하이닉스, 영업익 60% 급감 우려

입력 2019-03-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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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개발한 2세대 10나노급(1y) DDR5 D램. 사진제공 SK하이닉스

반도체 업황 축소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1분기 영업이익은 물론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상저하고로 하반기 회복을 예상했던 업계에서도 회복시점을 내년으로 미루는 등 상황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842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조3670억 원보다 58% 급감한 수치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8조4370억 원으로 대폭 하향조정됐다. 이는 전년 대비 60% 하락하는 것이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17조2810억 원으로 예상됐었다. 1개월 전 10조4650억 원으로 전망치가 떨어졌고, 최근 다시 10조 원 아래로 조정했다. 불과 3개월 사이에 영업이익 전망 숫자가 절반 이상 깎인 셈이다.

지난해부터 제기된 반도체 업황 우려는 현실화됐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례적으로 공시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고, 충격을 사전에 최소화하고자 미리 시장에 신호를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메모리사업은 비수기에 따른 수요 약세 속에 주요 제품의 가격하락폭이 당초 전망보다 확대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판매는 예상을 밑돌았고, 평균 메모리 탑재량 증가도 미미하다. 데이터센터 업체도 하드웨어와 D램보다는 소프트웨어와 FPGA(프로그램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PC 쪽도 인텔 CPU 공정 문제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객사의 재고까지 고려하면 D램 업계 내 총 재고는 지난해 말 대비 3주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부진이 지속되며 2분기에도 재고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상저하고를 예상하며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같은 전망도 수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재고 소진이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며 본격적인 반도체 수요 회복을 내년 1분기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은 전방 수요 부진을 언급하며 D램과 낸드 수요 전망을 낮추고 공급 조절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반도체 수요 약세 속에 하반기도 계절성 회복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수요 회복 시점은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이후로 미뤄지면서 반도체 업계의 보릿고개가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제공 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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