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 소형차 '스마트' 지분 50% 中지리차에 넘긴다

입력 2019-03-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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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스마트 전기차 브랜드로 바꾸고자 중국 지리와 손잡아

메르세데스 벤츠로 유명한 독일 다임러가 자사의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의 지분 50%를 대주주인 중국 민영 자동차 회사 저장지리홀딩그룹에 매각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거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매각은 다음 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상하이 국제 오토쇼가 열리기 전에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다임러는 스마트 판매가 부진해 적자가 계속되자 최대 주주인 지리의 자금을 끌어들여 재건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스마트는 다임러와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가 1994년 공동 개발한 소형차 전문 브랜드로, 현재는 다임러의 자회사다. 다만 설립 이후 줄곧 수익을 내지 못해 2018년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5% 감소한 13만 대에 그쳤다. 같은 시기 메르세데스 벤츠는 225만 대를 판매했다.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들은 스마트의 손실 규모가 연간 5억~7억 유로(약 6399억~895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FT는 “다임러가 스마트 지분 50%를 매각하면 그만큼의 손실 부담을 덜게 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다임러가 2020년까지 북미와 유럽에서 스마트를 완전한 전기차 브랜드로 탈바꿈시키려 한다”면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지리와 손을 잡게 된 것”이라며 지분 매각 협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번 지분 매각에는 정치적 반발이 뒤따를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최근 독일 정치권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FT는 “독일 의회는 지난해 지리가 다임러 지분을 인수할 때 비 유럽연합(EU) 기업이 독일 기업 지분의 15% 이상을 인수할 경우 정부가 저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 초안을 승인했다”며 “당시 독일 정치권의 반발이 있었던 만큼 이번 지분 매각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리는 지난해 2월 다임러 지분 9.7%를 사들이며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지리차는 그밖에도 스웨덴 볼보,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투스, 말레이시아의 프로톤 등을 인수하며 빠른 성장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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