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영업’ 종료 고민하는 세븐일레븐의 딜레마

입력 2019-03-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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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들 도쿄서 기자회견...노동력 확보 어려워 영업시간 단축 요구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앤아이홀딩스가 3월 중순부터 24시간 영업 방침을 축소하는 실험을 한다고 밝혔다. AP뉴시스

‘24시간’ 편의점이 기로에 놓였다. 일본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일손 부족 등을 이유로 이달 중순부터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실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4시간 영업을 포기하게 되면 세븐앤아이홀딩스의 실적 타격이 적지않은 만큼 영업시간 단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븐앤아이홀딩스가 영업시간 단축 실험을 밝힌 후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7일에는 11개월 만의 최저치인 4450엔을 기록했다. 라쿠텐증권경제연구소의 마쓰무라 리카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향후 영업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세븐앤아이홀딩스는 그동안 ‘24시간 영업’을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해왔다. 가맹점주들의 영업시간 축소 호소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오사카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부인이 세상을 떠난 뒤 하루 16시간 이상 근무를 하다가 체력적인 부담으로 영업시간을 단축시켰다가 본사로부터 약 1700만 엔(1억7250만 원)의 벌금 청구서를 받았다. 후쿠이현의 한 점주는 작년 2월 폭설로 직원이 출근할 수 없게 되자 50시간 이상 일을 했다. 일손을 돕던 아내가 과로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가 문을 닫겠다고 했지만 본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27일 세븐일레븐 점주들이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 시간에 관한 단체교섭’을 본사에 요구했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영업시간 단축 실험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븐일레븐이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면 영업이익이 10%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일본 전역에 약 2만1000개의 가맹점을 갖고 있다. 회사는 가맹점에서 상품 매출총이익의 일정 비율을 경영지도료 명목으로 받는 구조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1000엔어치를 사면 매출총이익은 300엔, 경영지도료가 50%라고 치면 본사가 얻는 수익은 150엔이다.

그러나 세븐앤아이홀딩스가 영업시간 선택제를 도입해도 24시간 영업을 폐지하는 매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무라증권의 아오키 히데히코 애널리스트는 “매장 문을 닫기 전후 시간대의 수입 감소도 커지기 때문에 본사보다는 가맹점의 수익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가맹점주들이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해온 이유는 인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인재 파견 회사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구인 광고를 내도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다”며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일본 편의점은 중국,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 외국인 의존도가 커졌다.

이처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점포가 늘자 점포 수 유지를 위해 본사도 추가 지원에 나서야 했다. 그 결과 연간 약 160억 엔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본사도 24시간 영업에 따른 부담이 증가한 것이다.

신문은 24시간 영업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이미지를 구축해 온 만큼 심야시간대 노동력 확보가 어려운 현실 앞에서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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