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자문사 ISS, 현대차 주총안 일부 찬성 "엘리엇 高배당안 반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현대차 주총을 앞두고 엘리엇 제안에 일부 찬성표를 던졌다. 엘리엇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3인 가운데 마가렛 빌슨(사진 오른쪽)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의 후보에게는 찬성표를 행사하라고 주주에게 권고했다. (출처=엑셀러레이션현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현대자동차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엘리엇 측이 제안한 일부 안건에 대해 반대입장을 냈다. 반면 사외이사 추천안 가운데 일부는 찬성했다.

12일 블룸버그와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ISS는 오는 22일 현대차 주주총회를 앞두고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제안한 '고(高)배당 제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행사하라"고 주요 기관투자자에게 권고했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가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현대모비스는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등을 배당해야 한다"는 주주 제안을 내놨다. 이들의 요구안을 따르면 배당 총액은 7조 원에 육박한다.

이와 관련해 ISS는 "향후 연구개발(R&D)이나 공장 투자를 위한 자본 요건 충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권고했다.

ISS와 함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 루이스 역시 현대차 주총에서 배당안에 대해 현대차 측에 찬성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반면 ISS는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는 글래스 루이스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ISS는 "엘리엇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추천한 후보 3명 중 2명에 대해서는 찬성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ISS가 지지한 후보 2명은 △존 Y. 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이다. 항공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던 △마가렛 빌슨을 반대한 이유는 자동차와 업종이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ISS는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이사회 구성을 9명에서 11명으로 늘리도록 권고하고 엘리엇이 추천한 후보 2명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ISS는 현대모비스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해 "이 기업의 실적 부진의 규모를 고려하면 창업주 일가의 실질적 영향력과 균형을 잡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현대모비스의 기업 전략, 경영, 자본 배분 등에 '잘못된 조치들'(missteps)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운용자산규모 350억달러(약 39조7000억 원)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은 지난해 4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3사의 지분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주주총회 안건으로 주주제안을 내 표 대결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