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경장벽 건설비 86억 달러 요구…민주당과 정면 대결

입력 2019-03-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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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 앞두고 장벽 둘러싼 갈등 더욱 심화할 듯

▲미국 애리조나주 노게일스와 멕시코 노갈라스시(오른쪽)가 철조망을 두른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노게일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막대한 규모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비를 의회에 요구할 예정이다. 야당인 민주당과 정면 대결하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2020 회계연도(올해 10월~내년 9월) 예산안을 제출할 때 멕시코 국경장벽 비용으로 86억 달러(약 9조7782억 원)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트럼프 예산안은 11일 공개될 예정이다. 트럼프가 올해 반영된 것보다 훨씬 많은 예산을 국경장벽 건설에 투입하기로 하면서 민주당과 또 다른 대결을 예고하게 됐다.

특히 이번 요구는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를 해제시키려는 가운데 나왔다. 국경장벽 예산을 놓고 정부와 의회가 대립하면서 연초 35일로 사상 최장 기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이 일어났다. 이후 의회는 트럼프가 요구했던 57억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13억8000만 달러를 장벽 건설 예산으로 2019 회계연도에 반영했다. 이에 트럼프는 의회를 우회해 자신이 원하는 규모로 국경장벽을 세우고자 국가비상사태를 발동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안보와 장벽에 대한 전체 이슈는 가장 중요하다. 현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트럼프는 장벽을 위해 추가 예산을 요구할 것이다. 이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핵심 공약이었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 나선 인사들이 대선 후보가 되고자 트럼프 공격에 나서면서 올해 장벽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의회는 장벽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이에 트럼프는 패배를 인정하고 정부 문을 다시 열어야 했다”며 “그가 다시 시도하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우리는 트럼프가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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