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에 등 떠밀린 카드사, 대형가맹점 수수료 갈등 ‘홀로서기’

입력 2019-03-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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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가맹계약 해지 개입 어려워” 나몰라라

카드사가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다.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은 정부의 우대수수료율 확대에 따른 손실 보전과 ‘수익자 부담 원칙’에 근거한 수수료율 계산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정부는 구두 개입에만 그쳐 카드업계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수수료율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중재 역할에 대한 의지가 부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독점과 불공정거래를 심의하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양측의 협상 과정에 직접 개입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현대자동차가 5개 카드사를 상대로 가맹점 해지를 예고한 데 대해 “큰 틀에서 보면 현대차와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가맹 계약을 해지한 것은 사적 자치의 영역”이라며 “만약 현대차가 모든 카드 가맹점 계약을 다 가지고 있고, 한 카드사가 모든 카드를 독점하고 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이번 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정거래법으로 처벌하기 위해선 시장점유율이 50% 이상 돼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분류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자동차 내수시장 점유율 40%대로 요건에 못 미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근거로 현대차의 가맹 해지 통보를 엄중히 경고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 적용 사례가 없었고,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법리적 요건을 따지기에는 카드사에 남은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당장 카드업계는 정부를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적격비용 재산정 때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하한선이나 구체적인 수수료율 인상안이 포함됐어야 한다”며 “현 상황만 보면 당국 탓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을 위해 카드사와 소비자가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며 “정부 개입이 어렵다면 결국 대형가맹점이 일부 부담을 짊어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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