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움츠러드는 英경제

입력 2019-03-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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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I 보고서 발표 “2월 CBI 지수 -3, 2013년 4월 이래 최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운데)가 지난해 EU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했다. 회의에서는 브렉시트가 집중 논의됐다. 브뤼셀/AP뉴시스

영국 경제가 갈수록 움츠러들고 있다. 현재 경제 상황이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휘청거리다가 겨우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던 시기와 같은 수준이라고 CNBC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일 영국산업협회(CB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 CBI 지수는 1월 0에서 2월에는 -3으로 위축됐다. 이는 영국이 세계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 겨우 회복를 보이던 2013년 4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CBI는 소매, 제조, 서비스 분야의 65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지수를 산출한다.

CBI는 영국의 경기 위축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로 ‘노 딜(no deal)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우려와 심화되는 세계 무역장벽을 들었다. ‘노 딜 브렉시트’ 불안감은 탈퇴 시한인 3월 29일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는데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점 때문에 증폭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탈퇴 예정 시한의 연기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이지만 아직도 영국 의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26일 하원에 출석해 “3월 12일에 브렉시트 합의안 인준을 위한 승인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 때까지 유럽연합(EU)과 재협상을 해 그 결과물을 투표에 부치겠다는 것이다. 부결 시 다음날 투표를 통해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하고, 이것마저 부결되면 그 다음날 ‘짧은 기간 동안’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 총리가 처음으로 ‘브렉시트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연장되더라도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CBI 조사에서 기업들은 40년 만에 EU를 떠나게 되는 그 시점까지 향후 3개월 동안 경기 위축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일정을 연기하더라도 6월 말을 넘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CBI 수석 이코노미스트 레인 뉴튼-스미스는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중단하고 일상적인 비즈니스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브렉시트 이후 국경에서 무역이 지연될 가능성에 대비해 가능한 한 많은 재고를 쌓아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란은행(BOE)은 올 1분기 영국 경제가 0.2% 성장에 그칠 것이며, 브렉시트가 별 탈 없이 진행된다하더라도 2019년 성장률은 2009년 이래 가장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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