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빈손으로 베트남 떠나는 김정은, 귀국길도 전용열차로

입력 2019-03-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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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들러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할지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현지시간) 중국과의 접경 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귀국 열차에 오른 뒤 현지 환송단에게 인사하고 있다. 동당/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베트남을 떠났다.

2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로 들어왔던 것과 같은 루트대로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베트남 북부 랑선성 동당역에서 전용열차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지난달 28일 2차 북미회담이 사실상 결렬로 끝나고 트럼프가 귀국한 뒤에도 베트남 공식친선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베트남은 명칭이 공식친선방문이지만 사실상 ‘국빈방문’ 성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3시 30분께 베트남 주석궁 앞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했으며 뒤이어 베트남 권력서열 1~3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 등과 잇따라 회담하고 나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2차 북미회담의 충격적인 결말에도 김 위원장은 행사장에서 웃는 등 심적인 타격을 받지 않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이날 오전 하노이 바딘광장에서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 묘소에 헌화했다. 김 위원장의 조부 김일성 전 주석은 1958년과 1964년 열차로 베트남을 찾아 호찌민과 회담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베트남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55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승용차로 하노이를 출발해 이날 낮 12시 30분께 동당역에 도착하고 나서 고위인사들과 주민의 환송 인사를 받으면서 전용열차에 올라탔다.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는 다시 중국 대륙을 종단할 예정이지만 60시간이 넘는 귀로(歸路)가 베트남에 왔을 때와 같을지는 불확실하다.

김정은이 광저우 등 중국 개혁개방의 살아있는 현장을 시찰할 수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빈손으로 베트남을 떠나게 된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들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2차 북미회담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의사소통을 계속하기로 ‘긍정적인 의지’를 표명했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가 비핵화 과정의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의 점진적인 비핵화 접근법을 지지해왔다고 SCMP는 설명했다. 다만 미국 등 서구권이 북한에 대한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 가운데 핵 폐기와 제재 완화를 점진적으로 하는 방법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만나 2차 북미회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같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 김 위원장의 귀국 경로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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