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하원서 수정안 부결되면 ‘노 딜 브렉시트’ 또는 ‘연기’ 투표 진행”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6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에서 처음으로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3월 12일로 예정된 하원 투표에서 정부와 EU의 브렉시트 수정안이 부결되면 우리는 아무런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나 ‘브렉시트 연기’를 투표에 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리스본조약 제50조에 따라 3월 29일로 예정된 탈퇴를 목표로 해왔으며 브렉시트 연기에 대해서는 “문제의 지연에 불과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그런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연기를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브렉시트까지 이제 1개월 남은 상황에서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하려면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방침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 총리는 3월 12일 하원에서 정부안이 부결되면 13일 노 딜 브렉시트 방안을 표결에 부치고 이것이 부결되면 14일 브렉시트 연기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는 단 한 차례만 가능하다”며 “EU 탈퇴 시점이 6월 말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브렉시트 3개월 연기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브렉시트 연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호소하면서 여야 반발이 강한 아일랜드 국경문제 해결 방법 수정 등을 EU와 계속 협의할 의향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27일 브렉시트 계획안에 대해 다시 토론과 표결을 진행한다. 여야 양당 의원 그룹에서 총리의 방침과 거의 비슷한 제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메이 총리가 앞서 이렇게 연기 방침을 표명한 것은 의회에 브렉시트 협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브렉시트 제2국민투표를 공식 제안한 최대 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는 “기묘할 정도로 무모한 브렉시트 연기에 대한 메이 총리의 설명은 요점을 잃어버렸다”며 “총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방안을 따르지 않으면 노 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의회는 단호하게 그의 방안을 거절했으며 노 딜도 확실하게 거부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결의안을 가로막는 것은 총리의 고집”이라고 꼬집었다.